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지만 기대했던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현역 의원 교체율은 얼추 목표에 근접했으나 여성·청년 공천 등은 매우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민주당과 통합당의 공천현황을 살펴보면 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후보 신청이 없던 대구 서구와 대구 북구갑을 제외한 251개 지역구에 공천을 끝냈다. 통합당은 24일 경선 결과가 나오는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 후보자 신청이 없는 호남 19곳을 뺀 232개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했다. 4·15 총선 공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현역 교체율은 통합당이 훨씬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은 전체 의석 129석(공천불복 탈당 포함) 가운데 불출마·공천배제·경선탈락 등을 합쳐 37명(28.7%)이 교체됐고, 통합당은 전체 의석 124석(공천불복 탈당 및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출신 포함) 중 54명(43.5%)이 교체됐다. 민주당은 공천 전 이해찬 대표가 공언했던 '현역 20% 교체' 목표는 넘어섰으나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20대 총선 현역 교체율(33.3%)보다 낮은데다, 목표 최대치가 아니라 목표 최소치를 간신히 맞췄다는 인상 때문이다. 더욱이 여성과 청년 등용 등 세대교체를 기준으로 보면 여성과 청년 공천은 현저히 적다. 민주당의 여성 공천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33명(13.0%), 청년(만45세 이하) 공천은 20명(7.9%)에 불과하다. 민주당 역시 공천이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당헌에도 명시했던 여성 30% 이상 공천 규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성과 청년 공천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숫자라 아쉬움이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이 부분을 보완해 청년과 여성, 장애인, 정치신인들이 더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윤 사무총장은 시스템 공천이 자리잡은 것에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윤 사무총장은 "이번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 예측가능한 공천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계파다툼, 계파공천, 지도부의 사천, 지역구 돌려막기 등의 부정적인 모습을 극복해냈다"고 자신했다.
통합당은 민주당보다 현역교체율이 높긴 했으나 황교안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 등이 내세운 현역교체율 50%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통합당 역시 당헌에 여성공천율을 30% 이상으로 못박았으나 이번 공천에서 여성 공천은 민주당보다 적은 24명(9.5%)에 그쳤다. 청년 공천도 24명이라 같은 수준이다. 통합당은 세대교체보다 계파교체에서 더 두드러진 결과물을 내놨다. 친박계 중 5선 정갑윤(울산 중구), 4선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공천에서 대거 떨어졌고, 3선인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의원은 공천배제(컷오프), 같은 3선의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은 경북에서 서울 중랑갑으로 옮겨 경선을 치렀으나 패배했다. 반면 중도보수를 표방한 유승민계는 대부분 살아남았다. 유승민 의원과 5선의 정병국 의원은 불출마했으나 3선의 이혜훈(서울 동대문을) 의원과 재선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오신환(서울 관악을)·유의동(경기 평택을)·지상욱(서울 중구·성동을)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양당 모두 공천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공천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오제세(충북 청주서원) 의원과 3선의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의원이 공천불복으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고, 3선의 유승희(서울 성북갑) 의원은 경선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공천 무효 등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통합당 역시 윤 의원의 탈당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줄줄이 탈당 후 출마를 결심했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무소속 출마 예정이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