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 선임…책임경영 강화
PAV등 미래이동수단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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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대폭 물갈이 인사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뒤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 개막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19일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정 회장이 21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승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 2월 현대차 이사회는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나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의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기 침체에 자동차 시장의 수요까지 위축이 우려되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해 '책임경영'을 펼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월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현지 부품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12만대에 이르는 생산 차질을 겪었다. 중국에서는 판매량이 95%가량 급감하는 등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에서도 앨라배마 공장 내 근로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가동중단(셧다운) 됐다. 재개 시점은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의장 선임은 '세대교체'라는 상징성도 띤다. 상당 부분 정 수석부회장에 대한 승계가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장직은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는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부회장단을 대폭으로 줄이며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작년 주총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사실상 '정의선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여전히 정 회장이 실질적 지배력을 지닌 회장으로서 그룹 경영 전체를 총괄할 것"이라며 '세대교체'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키를 잡은 현대차그룹은 이른 시간 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는 조직문화를 바꾸고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지원업체로 방향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이날 열린 주총에서 사업목적의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을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했다. 또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현대차는 2025전략을 통해 라스트마일, 개인용비행체(PAV) 등 다양한 미래 이동수단과 관련한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세계 경제 위기 우려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급변 등의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 임원으로서 회장직을 유지한다.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이기도 하다. 80대 고령인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아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워냈지만 최근 수년간은 이사회 회의 참석률이 0회로 공식 행보는 거의 하지 않았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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