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대박난 `직장 내 괴롭힘 보험상품`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  
  • 입력: 2020-03-18 18:31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대박난 `직장 내 괴롭힘 보험상품`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 19로 인해 기본적인 일상생활들이 모두 무너지고 각종 부작용들이 난무하고 있는 현상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재난에 강하다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일 오후 일본의 유명한 포털 내에서 트위터 검색어 랭킹에 새로운 신조어로 보이는 이색 단어가 상당시간 상위권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コロハラ'(코로하라). 수 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하라'가 뒤에 붙는 신조어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사회적으로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는 바로 괴롭힘을 뜻하는 해러스먼트(harassment)의 일본식 약자 표현이다.

예를 들어 상사가 후배에게 우월적 지위를 무기로 적정한 업무의 범위를 넘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주는 파와하라(파워 해러스먼트), 이성간에 성적인 희롱과 괴롭힘을 주는 세쿠하라(섹슈얼 해러스먼트), 육체적이 아닌 말이나 태도 등에 의해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모라하라(모럴 해러스먼트), 상하관계를 이용해 본인의 체질이나 컨디션·의향을 무시하고 음주를 강요하거나 원샷을 하게 하는 등의 행위인 아루하라(알코올 해러스먼트), 담배 연기로 비흡연자에게 간접 흡연을 시키거나 비흡연자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강요하는 스모하라(스모크 해러스먼트) 등 괴롭힘의 상황을 세분해서 표현하는 신조어들이 피곤할 정도로 이슈가 되곤 한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대박난 `직장 내 괴롭힘 보험상품`



그런데 이번 달에도 또 다른 괴롭힘으로 의심되는 코로하라라는 신조어가 갑자기 떠오른 것이다. 들여다보니 이 단어는 올 초부터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와 해러스먼트가 결합한 단어였다. 내용인즉슨 직장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것만으로 감염자로 취급하며 괴롭히고 따돌리거나 그 반대로 마스크도 쓰지 않고 버티면서 일부러 기침을 해대는 막무가내 스타일 등 코로나 해러스먼트 사례들이 트위터에 올려지고 네티즌들이 폭발적인 댓글을 달면서 화제가 됐고, 그 즉시 코로하라라는 새로운 신조어가 금세 탄생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를 가장 나쁜 것으로 교육을 받아온 데 대한 반작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의 조직 내에서의 괴롭힘에 대한 민감함과 그에 따른 각종 상담이나 소송들은 상상 이상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이 분명한데 이런 새로운 현상에 편승해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업계가 손해보험회사들이다. 일본의 주요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직장 내 각종 괴롭힘 피해를 보상하는 '파워하라보험'을 판매 중이다. 기업이 고용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차별하거나 근로현장에서 발생하는 상사, 후배, 동료간의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이유로 기업이 근로자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하는 경우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 대기업인 MS&AD 보험그룹의 경우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2만건 이상 이 매출을 올렸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5배나 증가한 수치이고,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한 손보재팬니폰코아의 경우 올 들어 판매 건수가 초기에 비해 30배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성장세는 폭발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이 내놓는 신상품들의 내용이 그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과 아픔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부터 직장내 괴롭힘법이 시작된 것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도 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반증일 것인데, 아무쪼록 이 새로운 법이 강력한 힘을 발휘해 국내에서는 파와하라보험 같은 신상품들이 뿌리를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