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유예기간 연장 탓… 집값·일관성 둘다 놓쳤다

재건축 조합 총회 강행땐
유예안 무용지물 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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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유예기간 연장 탓… 집값·일관성 둘다 놓쳤다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 상한제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정비사업에 대한 유예기간을 내달 28일에서 7월 28일로 3개월 연장한다.

당초 서울을 비롯한 집값 급등지역의 상승세를 잡기위해 도입이 검토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사실상 1년 넘게 실행이 늦춰지면서 결과적으로 그 사이 집값만 꾸준히 상승한 셈이 됐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조합 및 주택조합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 연장한다. 이로써 4월 28일까지였던 유예기간은 7월 28일까지로 늘어나게 됐다. 대신 정부와 서울시는 주요 재개발, 재건축 조합의 총회 등은 5월 말까지 미루게 할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이 늘어나면서 서울에서는 일반분양 공급물량 기준 약 9216가구가 해당기간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별로는 올해 재건축 최대어인 둔촌 주공을 비롯해 신반포14차, 상계6구역, 수색6구역, 증산2구역, 개포주공1단지 등 약 11개 단지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지난해 7월 후분양으로 분양됐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분양가가 3.3㎡당 평균 3998만원에 책정된 것이 도화선이 되면서 도입이 검토됐다. 도입 취지는 분양가와 함께 치솟은 집값을 잡겠다는 이유였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적정 분양가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10월 구체적인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등을 발표했지만 적용시기는 올해 4월 말까지로 유예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도입을 검토한 이후 정책 발표까지 3개월, 정책 시행까지 다시 6개월 등 총 9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마저도 더 늦춰지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늦추는 기간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07.1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110.8로 3.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이 98.1에서 99.6으로 1.5포인트, 수도권이 102에서 105.1로 3.1 포인트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거래가를 살펴봐도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억대로 상승한 상황이다. 최근 실거래가가 소폭 떨어진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던 지난해 7월 실거래가가 17억2500만~18억원이었고, 분양가 상한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던 10월에는 17억8000만~19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이후 이달 역시 1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의 도화선이 됐던 과천시도 마찬가지다.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A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검토되던 지난해 7월 11억~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3억7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정작 잡으려고 했던 집값은 계속 오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책 일관성, 시장 신뢰도, 집값 모두 놓친 셈이 됐다"며 "만약 조합에서 코로나19 여파에도 총회를 강행한다면 이번 유예안 역시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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