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에도 주간 변동률 높아
인천·구리 10~15년 된 구축단지들로 집값 상승대열 동참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최근 수도권 부동산 풍선효과를 억누르기 위해 정부가 2·2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정부의 핀셋규제에도 여전히 과열지역인 수원과 용인의 집값 상승률이 가파른데다, 비규제지역인 인천과 규제지역인 구리까지 들썩이면서 쉽사리 집값이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수원 영통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63%, 권선구와 장안구는 각각 0.96%, 0.64%로 나타났다.
수원 영통구와 권선구, 장안구는 지난 2·2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곳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20일 추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주간 변동률이 1% 중반대에 육박하던 지역이었다.
조정대상지역 발표 직후 이들지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각각 1.36%, 1.58%, 1.54%였다.
2·20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서울이나 경기지역의 평균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서울은 0.00%, 경기는 0.40%의 변동률로, 이들 지역보다 낮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2·20 부동산 대책에서 규제대상지역으로 유력하게 손꼽혔지만 정작 규제를 피했던 용인 집값도 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한 모습이다. 수지구의 경우 전주대비 0.24% 포인트 오름폭이 확대됐고 기흥구는 0.51% 포인트 하락하며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정부의 규제를 피하면서 오히려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한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비규제지역인 인천시로, 2·2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 0.40%를 기록했다가 이달 16일에는 0.53%로 오히려 집값 변동률이 더 올라갔다.
인천시의 경우 올해 누적 아파트값 변동률만 2.50%에 달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한 세종시(8.49%), 대전시(4.72%)에 이어 광역시를 기준으로는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적인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3㎡당 평균 939만원이었던 인천광역시 아파트값은 지난달 966만원으로 오르면서 평당 3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구체적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10년 이상 된 아파트도 상승세에 올랐다. 2007년 준공된 구월힐스테이트, 롯데캐슬골드1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이달 4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 해당평형의 가장 높은 실거래가는 4억1150만원으로, 한 달 새 4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지난달 최저 실거래가가 3억6500만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약 1억원 가까운 격차다.
인천과 함께 구리시도 매주 1% 가까이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구리시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0.97%, 0.72%, 1.30%, 0.92%를 기록했다.
구리시도 구축아파트의 상승세가 집값상승을 이끌고 있다. 1993년 준공된 교문동 덕현아파트는 전용면적 62㎡평형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억원 선의 실거래가를 돌파한데 이어 이달에는 4억3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불과 석 달 전만 하더라도 해당평형의 실거래가는 3억6700만~3억7000만원이었다.
인천의 경우 추가 부동산 대책이 적용될 지역으로 유력하게 손꼽히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은 집값도 집값이지만 최근에는 청약수요도 많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전매제한이 자유롭다보니 실수요 외에도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는 지역이어서 지금보다 더 과열될 경우 추가 부동산 대책이 적용될 지역으로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2·2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원시 아파트값이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외 최근에는 인천광역시와 구리시도 구축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