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신종 바이러스, 신종 불황, 신종 리더십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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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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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신종 바이러스, 신종 불황, 신종 리더십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예측 난감한 신종 불황이 전개되고 있다. 평범한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크고 작은 경제 전 분야를 강타하고 있는 이 바이러스의 공격은 향후 그 충격의 규모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과연 어디로, 얼마나, 그리고 어디까지 튈지 모르는 이 '신종 불황'에 맞설 수 있는 도구와 지식을 한국의 리더십은 갖고 있는가?

바야흐로 봄이 왔지만 모든 국민들이 외부활동을 끊고 있으니 음식점, 상가, 전통시장이 될 리가 없다. 하루벌이에 의지하는 일용 근로자의 소득도 제로 상태이다. 백화점, 대형 쇼핑몰, 호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고, 여행·항공업계는 이미 휴직 또는 인력 구조조정 중이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공장을 가동해도 매출이 없으니 재고만 쌓인다. 자동차, 핸드폰 등을 생산하는 대기업도 수요가 격감하면서 영업 목표의 20~30% 달성조차 어렵다고 한다. 대기업 역량으로도 이 지경이니, 그 협력사들의 어려움이야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은 곧 세계적 불황을 예견케 한다. 그동안 미적거리던 WHO가 지난 3월 11일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하자 미국은 거의 전 유럽국가들에 대해 향후 30일간 입국을 금지하였다. 당연히 국내외 수요와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국가간 교역도 침체될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를 시발점으로 하는 경제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전세계 주가지수 급락 폭은 곧 이 신종 바이러스가 가져올 충격에 대한 두려움의 크기를 반증한다.

언제 회복될지 기약할 수 없는 팬데믹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금 우리는 과거와 달리 총수요와 총공급에서 불황이 동시에 발생하는 유례없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GNI 대비 80% 내외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다른 국가보다 이러한 국내외 신종 불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임은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이 신종 불황의 충격을 최소화할 위기관리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때 아닌가.

우선 매출이 없으니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휴업, 휴직, 근로자 구조조정 등에 나서고 있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들이 일단 기존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미래 호경기에 대비하도록 돕는 긴급대책이 필요하다. 일단 바이러스가 확실히 꺾이면 국내외적으로 1년 이상 소비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그 시점까지 그들이 버틸 수 있도록 국가는 담보가 부족하거나 없는 기업들을 위해 그동안 납부한 법인세, 소득세 등의 5년 평균치를 담보로 1% 이하의 금리로 운영자금을 대출해 주는 긴급수단을 동원해 볼 수 있다. 금융기관의 운영자금 대출은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자금, 보증기관 보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의 소비를 진작하려면 직접 들고 나가야 사용할 수 있는 쿠폰보다는 모바일 구매가 가능한 신용카드 쿠폰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것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경우에는 동사무소 및 사회복지사 제도를 통해 현물을 전달하고 카드 쿠폰으로 결제하는 체계를 가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가가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여 특정지역의 기업이나 주민에게 세금 감면이나 납부 연기는 권장할만 하지만, 현재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난기본소득 주장은 그 용어 자체도 부정확하거니와 위기극복은커녕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기재부 관료들이 월권하는 정치권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최소한의 추경으로 버티려는 이유도 그 부정적인 영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대책으로 의회에 소비를 결정하는 영구소득인 근로소득의 세금 감면을 요청한 것은 경제학 이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좋은 예이니, 이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신종바이러스에 따른 이 신종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기획과 실행은 새로운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 위기는 단순히 돈을 쏟아붓는 재정확대나, 청와대 정치참모의 힘만으로 극복될 수 없다. 정부와 기업, 의학, 경제학 등의 분야별 민간 전문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 이 신종 위기 속에서 각 경제주체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경제적 차원에서의 정확한 진단, 신뢰할 수 있는 방역, 치료시스템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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