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편 저장 4초 만에 가능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PC보다 빠른 역대 최고 속도의 스마트폰용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 영화 1편을 단 4초 만에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는 속도로, 사실상 울트라북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5세대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512GB eUFS 3.1(embedded Universal Flash Storage 3.1)'을 세계 최초로 본격 양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기존 512GB eUFS 3.0 보다 약 3배 빠른 연속 쓰기 속도(1200MB/s)로 FHD(5.0GB 기준) 영화 1편을 약 4초만에 저장할 수 있다.
연속 쓰기 속도란 스토리지 메모리에 영화와 같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속도를 뜻한다. SATA SSD를 탑재한 PC의 데이터 처리속도(540MB/s)보다 2배 이상, UHS-I 마이크로SD 카드 속도(90MB/s) 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연속 읽기 속도의 경우 2100MB/s, 임의 읽기와 임의 쓰기 속도는 각각 10만 IOPS(Input/Output Operations Per Second), 7만 IOPS로 기존 'eUFS 3.0' 제품보다 성능을 향상했다. 연속 읽기 속도란 메모리에 저장한 영화 등을 불러오는 속도이며, 임의 읽기·쓰기 속도는 메모리와 기기 간에 오가는 초당 데이터 입출력 횟수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에 '512GB eUFS 3.1' 메모리를 탑재하면 8K 초고화질 영상이나 수백장의 고용량 사진도 빠르게 저장할 수 있어, 소비자가 울트라 슬림 노트북 수준의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100GB의 데이터를 새 스마트폰으로 옮길 때 기존 eUFS 3.0 메모리 탑재폰은 4분 이상 시간이 걸렸지만, eUFS 3.1 탑재폰은 약 1분 30초면 충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메모리는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0에 이미 탑재했고, 다른 업체의 플래그십급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논의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512GB, 256GB, 128GB 세가지 용량으로 구성된 'eUFS 3.1' 제품 라인업으로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모리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저장할 때 느꼈던 답답함을 말끔하게 해결했다"며 "올해 모바일 제조사들이 요구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캠퍼스 P1 라인에서 생산 중인 5세대 V낸드를 6세대로 본격 전환하고, 중국 시안 2라인(X2)에서도 5세대 양산을 시작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하이엔드 스마트폰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