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이제 시작" 우려 확산
일반 영업·생산 채용 규모 급감
대기업 "채용계획 최대한 신중"
코로나發 청년고용절벽 현실화
일반 영업·생산 채용 규모 급감
대기업 "채용계획 최대한 신중"
코로나發 청년고용절벽 현실화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수출길까지 막혀 매출에 파급력이 상당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현재 진행중인 모든 채용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는 최근 신입사원 채용 서류합격자들에게 이 같은 문자를 보내고 채용계획 연기를 통보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하면서 청년 고용절벽이 현실화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신입공채 시점을 연기하거나 정하지 못한 가운데, 진행 중인 채용절차도 중단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들은 막막한 상황에 처했다. 그나마 인공지능(AI)이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 등 신성장 사업 관련 전문가 채용만 꾸준할 뿐 일반 영업이나 생산 관련 채용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17일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가 이제 시작인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신성장 사업이나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와 같은 새로운 투자물꼬를 터주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예년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입 채용 연기는 물론이고 경력직도 일부 전문직 또는 단순 업무 보조 충원 차원의 소규모 채용공고만 있었다.
삼성의 경우 회계사 등 특수 전문직을 중심으로 단 5건의 채용공고만 있었고, 현대차그룹 역시 모빌리티나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관련 상시채용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K나 LG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몇주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채용을 연기했지만, 지금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를 하려면 선주도 만나고 해야 하는데 대부분 유럽에 몰려있다"며 "화상회의 등으로 진행하려 하지만 한계가 있고, 미팅을 해야 유리한데 코로나로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도 "고부가 소재 연구·개발이나 배터리 같은 신성장 사업 외에는 거의 채용계획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신성장 사업의 경우 오히려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상시채용으로 전환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세청 등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3월 들어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2.5%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에도 일평균 수출량이 전년보다 11.7% 감소했다.
재계에 따르면 복수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기업들은 아직 채용 일정이나 규모를 거의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기업들은 각 업종별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채용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4곳 중 1곳은 채용을 줄이거나 아얘 뽑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50.0%),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 확대(49.2%) 등을 꼽았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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