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딩이 16일 황교안 대표를 필두로 본격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갖췄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문재인 정부의 패착을 부각하려고 했던 전략은 무산됐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이 '경제 살리기'와 '나라 살리기' 선대위를 구성했다"면서 "제가 직접 선대위의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고 했다. 선대위 총책임자는 황 대표가 맡되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맡았다. 금융경제 전문가인 신 교수가 '경제 살리기' 선대위, 박 위원장이 '나라 살리기' 선대위를 이끈다.
통합당이 가장 공을 들인 선대위원장 후보였던 김 전 비대위원장 영입은 통합당 합류를 거부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 측은 이날 "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고 최종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통합당 선대위원장을 거절한 이유는 공동선대위 체제에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비대위원장 측은 입장문에서 "황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이야기했다"며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황 대표가 김 전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려던 가장 큰 목적인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흔들 적임자로 봤기 때문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맡아 원내 1당이 되는 근간을 만들었고, 여야를 오가면서 총 3번의 선거에서 승리를 이끈 전적이 있다. 통합당은 김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중도 표심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바로 직전 선거에서 민주당을 이끌었던 김 전 비대위원장을 영입할 명분이 없다는 반대 의견이 많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 영입을 '국가 망신'으로 표현한 김 전 비대위원장을 고깝게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갈등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상, 공천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던 김 전 비대위원장을 선대위원장에 앉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문제 의식도 있다.
결국 황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 간의 협상이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김종인 카드'는 불발됐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황 대표는 스스로 선대위원장으로 나서는 '플랜 B'를 작동했다. 공천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황 대표가 선대위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당 장악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는 이날 "일부가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민주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공관위 결정 하나하나가 당의 운명을 좌우한다. 당 지지자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결과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관위와 공천 불복 후보들 양측을 모두 질책하는 동시에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공천갈등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