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계 입당했지만 공천 실패
친박선 김재원 의원만 살아남아
탈락인사 무소속 연대 가능성도
최고위, 김형오 사천논란 빚은
6개 지역 심사결과 재의 요구
친박선 김재원 의원만 살아남아
탈락인사 무소속 연대 가능성도
최고위, 김형오 사천논란 빚은
6개 지역 심사결과 재의 요구
공천보면 총선 보인다
<하> 통합당 공천 현황
21대 총선을 앞두고 김형오(사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주도로 진행된 통합당의 공천은 크게 △통합 △영남권 잠룡 견제 △친박(친박근혜)계 축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유승민계·안철수계는 물론 일부 손학규계까지 받아들이면서 중도로 외연 확장을 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굵직한 인사들이 한꺼번에 반발하는 데다 정작 공천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만족할 만한 결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사천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일각에서는 통합당 공천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철수·유승민계 전면 배치로 통합 구색=통합당은 자유한국당에서 당명을 바꾸고 새로운보수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유승민계를 끌어안았다. 총선을 앞두고 개혁·혁신 보수의 색을 갖추려는 의도다. 여기에 다수의 안철수계 현역 의원들도 함께 받아들이면서 보수뿐만 아니라 중도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안철수계의 경우 김수민(충북 청주청원구)·김삼화(서울 중랑 갑)·김중로(세종을)·이동섭(서울 노원을)의원이 지역구를 받았다. 신용현 의원은 대전 유성을에서 경선을 거치고 있다.
유승민계 또한 넓게 보면 '복당파'에 속하지만 공천의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오신환(서울 관악을)·지상욱(서울 성동을)·유의동(경기 평택을)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원외에서도 김웅(서울 송파갑) 전 법무연수원 교수, 이준석 (노원구병) 통합당 최고위원· 구상찬(서울 강서갑) 전 의원·민현주(인천 연수을)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다만 손학규계는 공천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찬열·임재훈 의원이 통합당으로 입당한 뒤 각각 수원과 안양으로 지역구 출마 의사를 타진했으나 공관위는 결국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법안 처리에서 찬성을 던졌던 두 사람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다.
◇축소된 친박·영남권 잠룡 견제=반면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박' 프레임이 나올 정도로 맹위를 떨쳤던 친박계는 21대에서 세(勢)가 크게 줄었다. 향후 당내 친박계의 구심점이 될 만한 중진 의원은 처음부터 공천에서 배제됐다. 정갑윤·원유철·유기준·윤상현·민경욱 의원이 여기에 속한다. 이정현 의원은 무소속으로 서울 영등포을 지역에 출마를 준비하는 등 뿔뿔이 흩어진 모습이다. 당초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역구인 경북을 떠나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한 김재원 의원 정도가 살아남았다.
여기에 통합당 공관위는 영남권 잠룡들에게도 단호히 '수도권 험지출마'를 요구하고, 듣지 않는 후보들은 과감하게 내쳤다. 고향에서 출마하겠다고 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기지 않자 공천에서 배제했다. 대구·경북(TK)에서도 변화의 폭이 컸다. 주호영·곽상도·추경호 의원 등이 살아남았지만, 일각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까지 나는 상황이다. 공천에서 떨어진 의원들은 대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인천 미추홀을의 윤상현 의원이 일찌감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고, 홍 전 지사도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성을이 유력하다. TK에서도 곽대훈·정태옥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 의지를 내비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무소속 연대'를 형성해 대항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보다 못한 황교안이 제동=이런 전개는 황 대표에게도 썩 달갑지 않은 그림이다. 황 대표와 가깝게 분류된 인물들이 불출마하거나 상당수 공천에서 떨어졌는데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형오 키즈'가 공천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사천 의혹도 제기된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권성동(강원 강릉시) 의원은 최근 "강릉 공천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행적을 말하겠다"며 "서울 강동갑 선거구에 공천된 이수희 변호사를 언급하면서 '그를 공천할테니 출마를 도와줄 것'을 종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파열음이 계속되자 황 대표는 수습에 나섰다. 그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가 그동안 많은 노력과 수고를 했으나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고 있고 내부반발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며 "모든 공천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총선에서 압승하기 위해서는 일부 조정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통합당 최고위는 '김형오 사천논란'을 낳은 서울 강남을과 민경욱 의원이 컷오프된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부산 북·강서을, 부산 진구갑, 경남 거제 등 6개 지역의 공천심사 결과에 재의를 요구했다. 공관위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셈이다. 공관위는 결국 이날 재의를 거쳐 인천 연수을은 민경욱·민현주 후보 간 경선, 대구 달서갑은 이두아·홍석준 후보 간 경선으로 결정하고 나머지 지역은 원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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