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압승… 小강국 대만이 부러운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2003/2020031202152369061001[1].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압승… 小강국 대만이 부러운 이유")
이번 사태에서 대만이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신속하고 단호했다는 것이다. 전세계 대부분 나라·지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정보 발표를 기다린 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반면 대만은 WHO 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초기부터 강력한 조치를 강구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공식적으로 WHO에 코로나19를 통보한 날부터 대만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 실행에 돌입했다. 이날 우한(武漢) 직항편 탑승객 검역을 실시했고 올해 1월 15일 코로나19를 법정전염병으로 공식지정했다. 닷새 후인 20일 중앙전염병지휘센터를 개설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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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대만이 WHO로부터 소외된 점도 작용했다. 1971년 유엔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대표로 인정하면서 대만은 유엔에서 추방됐다. 이후 대만은 WHO에서도 배제됐다. 사스가 유행했을 때 대만은 WHO로부터 사스 진단 방법 등 중요 정보와 노하우 등을 제공받지 못해 타격을 받았다. 이번 사태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만은 지난 1월 30일 WHO가 개최한 긴급회의에서 옵서버 참가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만은 WHO에 기대지않고 독자적으로 나갔다.
동시에 대만은 발빠르게 중국인 입국 금지에 나섰다. 1월 26일 후베이성(湖北省)에서 온 사람들의 입국을 주저없이 막았다. 2월 7일부터는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에서 오는 비(非)대만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이 지역으로부터 대만인들이 귀국하는 것은 허용됐지만 2주간 자가 격리를 실시해 중국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려 했다.
이런 결정은 비교적 큰 부담 없이 내릴 수 있었다. 독립 지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이래 대만과 중국 본토와의 관계가 상당히 소원해진 탓이다. 하지만 한국 못지않게 대만 역시 대(對)중국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 눈앞의 경제적 이익보다 국민보건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고 대만이 중국 본토에만 이런 조처를 취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대만은 한국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에게도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외부장벽을 세우는 것 못지않게 대만 정부의 대응 체계도 주도면밀하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대만 행정원은 우한 봉쇄 다음날인 지난 1월 24일 의료용 마스크에 대해 한달간 수출금지 조치를 취했다. 한국보다 한 달 먼저 마스크 통제에 들어간 것이다. 이어 '마스크 실명제'를 도입했고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개학을 2주 연기했다. 부모 2명 중 1명은 가족돌봄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고용주가 이를 거부할 수 없게 조치했다.
방역에선 냉정하고 발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대만 정부의 대응을 보면 정치적 계산이나 중국 눈치보기 흔적은 찾기 어렵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은 있으나 패닉에는 빠지지 않고있다. 대만 국민들은 정부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인구 2300만명의 대만은 한국과 일본에 비해 국토도 작고 국력도 떨어지는 나라다. 하지만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봐도 돋보인다. 소강국(小强國) 대만이 부러워지는 이유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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