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수익률 호조에 차익실현
레버리지선 987억 자금 '썰물'
자금유입 이달초 상황과 대조
레버리지선 987억 자금 '썰물'
자금유입 이달초 상황과 대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공포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펀드로 자금이 급속도로 쏠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우려에 유가 파동까지 덮친 '더블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던 지난 9일 하루에만 16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57개 리버스마켓(인버스)펀드로는 9일 하루새 1580억원이 순유입했다. 반면 주가 상승 시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형상품에서는 98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가가 내리면 수익을 내는 인버스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국내 증시의 단기 하락을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란 얘기다.
증시가 거듭해 폭락하는 동안에도 '지금이 저점'이란 판단 아래 지수 상승의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펀드 상품에 자금이 쏠리던 이달 초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기간별 설정액을 달리해 살펴보면 상황은 역전했다. 국내 설정된 69개 레버리지펀드로는 한 달간 9956억원, 일주일간 4773억원의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주가가 빠지자 발생했다. 레버리지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없이 급증하자 국내 증시는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걸었고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팬데믹 공포로 번지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휘청거린 결과다.
실제 9일 기준 국내 설정된 69개 레버리지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0.83%까지 주저앉았고 하루에만 3.66% 손실이 났다.
반대로 국내 설정된 57개 인버스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9.33%에 달했으며 하루 성과만 2.89%다.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와 인덱스주식형펀드가 최근 한 달 각각 -7.11%, -8.3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성과는 우월했다.
인버스형상품에서 최근 한 달, 일주일새 각각 3689억원, 1933억원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건 거듭된 하락장에 인버스상품 수익률이 고공행진하자 차익실현에 나서면서다.
시장도 당분간 코스피에 대해 저점 1900선까지 열린 추가 조정을 전망하고 있어 인버스상품에 대한 쏠림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종전까지 지수 하단으로 생각했던 1900선의 하향 이탈 가능성과 일부 부실기업들의 도산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코로나19에 더해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발생함에 따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저점을 종전 1930에서 1850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버스상품이나 레버리지투자는 적극적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기보단, 증시 침체로 다른 주식 등 투자자산의 수익률 하락을 헤지(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불확실한 시기에 레버리지·인버스상품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손실이 발생하기도 쉽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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