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개정 '유턴법'이 11일부터 시행된다. 유턴기업 지원 대상이 확대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더 늘어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유턴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앞으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적용을 받는 대상 업종이 기존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산업·정보통신업으로 확대된다. 지식서비스산업·정보통신업은 국내 사업장 면적을 늘리거나, 생산설비를 추가 설치하는 것도 '증설'로 인정돼 유턴기업에 선정될 수 있게 된다. 제조업은 공장 신·증설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또 유턴기업 지원 체계를 총괄하는 국내복귀기업지원위원회의 위원장을 기존 통상교섭본부장에서 산업부 장관으로 격상했다. 위원의 직위도 고위공무원에서 차관 등 부기관장으로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유턴기업 유치지원확대 방안 후속조치도 마련했다. 신설이 아닌 증설 유턴기업까지 법인세 감면 혜택을 확대하고 기존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에서 지정 채용할 수 있게 '일반 외국인력 비자'(E-9)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으로 유턴기업이 대폭 늘어날지 여부는 미지수다. 2013년 유턴법 도입 이후 올해 1월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총 67곳에 불과하고 국내 복귀에 대한 해외 진출 기업들의 심리적 장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유턴 실적이 월등한 일본의 경우에도 노동비용과 내수판매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여전히 기업들이 유턴을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일재단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해외진출 결단은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인적·금전적 투자비용이 커 철수를 결단하는 데는 상당한 경영판단이 필요하다"며 "2013년 이후 3년간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이어졌지만,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해외수요를 누리려는 기업들이 많아 현지 생산체제가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국내 유턴을 활성화 하려면 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업의 경영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추가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유턴기업 성과가 저조한 이유는 국내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의 체질 변화를 이뤄야 유턴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국내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