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문제파악 해결 지시 호통
대책 못 내놓다가 뒷북 행정
"생산업체 부담만 줘" 지적도
대책 못 내놓다가 뒷북 행정
"생산업체 부담만 줘" 지적도
9일 경제부처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마스크 생산업체 케이엠을 방문했다. 홍 부총리가 마스크 관련 업체를 방문한 것은 지난 달에 이어 두 번째다.
마스크 수급 대책을 주도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일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마스크 생산업체 파인텍을, 3일엔 약국 유통업체 지오영을 잇달아 방문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도 지난 4일 경기 화성의 우체국 마스크 판매 현장을 찾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6일 마스크 원자재 생산업체 크린앤사이언스에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같은 날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쿠팡을 찾아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보건·위생 상품과 생필품 판매 상황을 살폈다.
이 외에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충남 공주 의당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 공급 및 판매 상황을,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마스크가 처음으로 입고되는 대전교환센터를, 김현준 국세청장은 충북 음성 마스크 제조사 한송과 진천의 동국제약 물류창고를 각각 방문했다.
장·차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된 질타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공급 상황이 점점 악화하자 "정부 담당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마스크 문제를 두 정부 당국자가 과연 절실한 문제로 인식했나 의심스럽다"고 질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장·차관들의 현장 행보는 사실상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보여주기식 행보'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지나친 현장 방문으로 오히려 마스크 관련 업체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비판과 함께 늑장대응을 꼬집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 책임자들의 현장 행보는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 문제가 무엇인지 비교적 빠른 시일 내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행보에 대해선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실장은 "특히 잦은 (마스크업체) 방문은 오히려 밤낮 없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직원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익명의 경제 연구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다가 뒤늦게 현장방문에 나서는 모습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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