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코로나가 가로막은 `자동차산업 대전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RC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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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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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코로나가 가로막은 `자동차산업 대전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RC교육원장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며 봄이 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데 국내의 상황은 번지는 코로나19 때문에 뒤숭숭하고 불안하다. 중국 자동차 산업도시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와이어 하네스 생산을 중단시켜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생산라인을 세웠었다. 와이어 하네스는 차에 필요한 전선들을 묶은 것인데, 차종마다 다르고 복잡하며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했던 중국으로 생산을 많이 이전한 결과 이런 문제를 겪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공장은 일단 생산을 중단하고 방역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이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2월의 현대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도에 비해 국내에서 26%, 세계적으로는 13%나 줄었다. 게다가 이 바이러스 때문에 스위스가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해서 제네바 모터쇼가 취소되었다. 업체들은 부랴부랴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신차 발표를 준비해야만 한다.

독자적으로는 생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바이러스가 인간 문명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가뜩이나 자동차 생산부터 이용까지 큰 변화가 예측되는 시기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동차산업에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미 작년에 중국에서의 보조금 지급 정지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 감소가 시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의 전체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테슬라도 이를 피해가지 못해 1월에 전달 대비 등록이 40% 이상 감소하였다. 이에 더해 벤츠 EQC의 미국 진출 연기, 아우디 e-tron의 생산계획 감축과 재규어의 I-페이스의 생산 잠정중단 등 유럽 일부 전기차 모델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이런 전기자차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전기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던 자동차 기업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볼보 계열 폴스타(Polestar)의 CEO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 산업체, 정부, 소비자와 미디어가 모두 분발해야 한다고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승차공유 자동차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타다'가 합법인지에 대해 법정싸움까지 하고 있다. GM과 포드가 투자한 미국의 승차공유 업체 리프트는 예상과 달리 엄청난 적자만 내고 실용화는 늦춰지고 있다. 지난 4분기 매출이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큰 적자 때문에 리프트 주가는 공모가보다 30% 감소했다.

최근 미국 참여과학자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는 승차공유가 차 소유를 줄여서 친환경적으로 보이지만 승차를 공유할 경우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이 커진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차를 타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탈 사람들이 승차공유를 이용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차를 부르면 승차할 사람이 있는 곳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늘어서라고 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명칭이 운전자들에게 마치 완전한 자율주행인 것 같은 오해를 주어 작년에 미국 소비자단체들이 연방공정거래위원회에 오토파일럿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를 이용하다가 난 사고가 여러 번 있었는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THSA)이 최근 2018년의 사고에 대해 테슬라가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발표했다. 또 이미 2017년에 테슬라와 다른 업체들에게 준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선하고 보고할 것을 요구했으나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테슬라는 제출을 하지않아 미국 국회에서 문제가 되었다.

2020년은 자동차 분야의 큰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해였다. 하지만 이같은 여러 분야의 불확실성 증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변화는 부드럽게 오지는 않을 듯이 보인다. 미래 기술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이던 포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월스트리트의 예측을 밑도는 17억 달러 손실을 발표한 데다 2020년 예상치도 기대치를 못 미치면서 주가가 9%나 하락했다. 포드 이사회의장인 빌 포드는 2017년 사무용가구 제조업체인 스틸케이스의 짐 해킷을 CEO로 인명하고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비록 빌 포드의 신뢰 때문에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으나 그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는 않아 보인다.

앞으로의 10년은 자동차 분야에서 100년에 한 번 오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자동차 분야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국내업체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전략을 잘 짜고 이 위기를 극복하여 10년의 변화 시기를 선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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