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남 칼럼] 反시장적 규제부터 걷어내라

강주남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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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남 칼럼] 反시장적 규제부터 걷어내라
강주남 산업부장
"일상이 전쟁터다", "이러다 나라 망할라"

코로나19 공포에 국민의 일상이 파괴되고 있다. 제조원가 300원짜리 마스크 한장 손에 넣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민낯이다. 정부가 뒤늦게 보급제에 가까운 '5부제' 대책까지 내놨다. 하지만 전 주말 가수요까지 몰리며 마스크는 더 귀하신 몸이 됐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두 달도 채 안돼 환자수는 7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50명에 달했다.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3차 '대유행(팬데믹)'의 불길한 그림자마저 어른거린다. 언제 어디서 옮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2020년 대한민국의 봄은 온통 잿빛이다. 우리 국민이 어쩌다 이렇게 비참한 꼴이 됐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와 대만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대만은 사태 초기인 1월26일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곧이어 1월30일 마스크 전량 정부 매입, 2월4일 마스크 구입 실명제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차이잉원 총통의 리더십 덕분에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우리 정부는 중국인 입국과 마스크 반출을 막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쉽지 않은 결단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경제적 실익이 국민의 안위와 생명보다 우선 순위가 될 순 없다.

오판과 무능은 마스크 대란을 낳았다. 대만은 첫 확진자 발생 일주일 만에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달 이상 이를 방치했다. 우리 마스크 생산 물량은 하루 1000만 장 남짓이다. 수출을 막아도 5000만 국민이 사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마저도 상당수가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실제로 올해 1월 우리 마스크와 재료인 부직포 등의 수출액은 7260만 달러 규모로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8091만 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해외로 나간 마스크 중 85%는 중국으로 갔다. 이웃나라 대만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모기를 때려 잡았다. 반면, 우리는 창문(중국인 입국)을 열어둔 것도 모자라 모기장(마스크)까지 내줘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연초 중국으로 수출된 우리 마스크는 중국산으로 둔갑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5배나 비싼 가격에 되팔리고 있다. 마스크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재고마저 씨가 마르니 가격이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선 수급 기능이 멈춘지 오래다.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투기꾼 탓만 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 데자뷰다.

오락가락 정부 대응은 국민 불신만 더 키웠다. 당초 정부는 KF94나 KF99 마스크 사용을 권장했다. 하지만 수요 폭증으로 품귀 현상을 빚자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정부의 공적 공급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면서 국민은 희망 고문에 신음하고 있다. 마스크 찾아 삼만리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는 국민 가슴에 염장질이다. 보건 정책 책임자는 "창문 열고 모기 잡느냐"는 지적에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고 농담질이다.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 문제란다.

정부는 코로나19 통계가 특정지역 편중·진단 능력 고도화에 따른 착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구촌의 시선은 싸늘하게 변하고 있다. 193개 유엔회원국 중 이미 100곳이 넘는 나라가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입국제한이 늘어나면 우리 교역과 투자는 급속도로 얼어붙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극도의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경제 충격이 IMF 외환위기에 버금갈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항공·여행·숙박·유통·음식점업 체감 경기는 최악이다.

저소득층에 소비쿠폰이나 돌리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는 당면한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정책적 상상력'을 짜 낸 것이 또 세금 퍼주기란 말인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코로나19 보다 무서운 반시장적 규제 족쇄를 당장 걷어내라. 민간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전염병과 함께 대한민국호는 침몰한다. 위기 국면에서 지도자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강주남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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