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미래세대 희생시키는 국민연금, 개혁 화급하다

최종찬 前건설교통부장관·㈔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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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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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 칼럼] 미래세대 희생시키는 국민연금, 개혁 화급하다
최종찬 前건설교통부장관·㈔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1위다. 노인 자살률의 가장 큰 요인은 빈곤이다. 2018년 OECD국가 평균 노인 빈곤률이 13.5%인데 우리나라는 43.8%로 압도적으로 높다. 국민연금은 도입 당시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것으로 설계되었다. 도입 당시에는 이자율도 높고 인구도 늘어나 연금지급이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민연금은 현재 제도로는 지속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수차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고갈 위험은 지속돼 제도적으로 이를 막고자 매 5년 연금 수급 전망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완대책을 강구토록 하였다. 2018년 연금재정을 전망한 결과 연금 고갈시기가 2060년에서 2057년으로 앞당겨졌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54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에서 2019년에는 0.92명으로 낮아져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예상보다 심화되어 연금 고갈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어떻게 될까? 연금 보험료가 현재 9%에서 26%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연금 보험료를 급격히 인상시킬 수 없을 것이므로 상당 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이다. 급격한 보험료 인상이나 대규모 세금 충당이나 모두 미래세대 부담이다. 연금재정안정 대책이 시급하다.

첫째, 보험료 부담과 연금 수령에 관련 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 대책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더 내고 덜 받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18년 문대통령은 더 내고 덜 받는 보건복지부 대책을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며 다시 만들도록 지시했다. 현재 정부는 4개 대안을 작성해 국회가 정하라고 떠밀어 놓았다. 정부안 중 1안은 현재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연금이 고갈되면 그때 가서 보자는 것으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국회도 인기없는 연금개혁안을 다음 국회에 미루워 놓고 있다. 미래세대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둘째, 국민연금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가입자에게 적은 부담으로 많은 연금을 주는 것이다. 연금운용은 오로지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2019년 연금수익률이 11.3%로 사상 최고라고 하나 2018년에는 -1%였다. 금년은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으로 수익률 급락이 우려된다. 안심할 일은 아니다 . 현재 국민연금 제도나 운용면에서 수익률 극대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자금운용은 사람이 중요한데 국민연금 자금 운용인력은 민간기업에 비해 연봉이나 인센티브가 적고 퇴직 후 취업제한을 받는 등 불리한 점이 많다. 근무지도 전주다. 유능한 인력유치를 위해 기금운용 본부를 서울로 옮기고 운용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해야 한다.

기금운용위원 20명 중 자금운용 관련위원은 3~4인에 불과하다. 기금운용위원을 자금운용 전문가 위주로 바꾸고 미래 기금 부담 주체인 30대, 40대 대표를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 국민연금을 각종 정책자금으로 사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국민연금 100조원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고 하였다. LH공사가 발행한 채권을 국민연금이 인수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손해 안 보도록 충분히 수익률을 보전해 준다고 하였다. 수익률이 보전된다면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터인데 굳이 국민연금이 매입토록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 지원이나 벤쳐기업 지원도 정부가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들 사업은 필요하면 정부 재정자금으로 해야 한다.

셋째, 최근 스튜어드십이라 하여 기업경영에 개입을 하고 있는데, 최소화해야 한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 상장기업은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운용 간부들은 정권 변화에 따라 바뀐다. 국민연금이 경영에 개입하면 국내 수많은 기업이 정부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국민연금은 전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기금이다. 현재 세대를 위해 미래세대를 희생시키는 죄(?) 를 범해서는 안 된다. 미래세대를 위해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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