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편성에 금리인하 반영 탓
증시 주변을 맴도는 부동자금이 지난 달 124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말 증시 주변 자금은 1월 말보다 8조7663억원 증가한 124조9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18조원에 육박하며 기존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던 2018년 1월 말(117조9339억원) 수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글로벌 경기 부양 정책 등에 따른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50~1.75%에서 연 1.00~1.2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준이 선제적인 처방에 나선만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도 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규모 대상 확대 등의 통화 완화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준의 긴급 처방에 한국은행이 내달 정례회의 전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이번 추경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추경 중에서는 역대 최대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 코스피가 하락했다가 결국 회복세를 보인 학습효과도 있다. 사스가 발병했던 2002년 말 620선이었던 코스피는 2003년 3월 510선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해 그해 말 810선으로 마무리했다.
메르스가 창궐한 2015년에도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2120선을 넘었지만 5월 첫 감염자가 나오자 8월 1820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반등해 연말에는 1960선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9일까지 2200선을 넘던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하락세를 보여 같은 달 말 1987.0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고 4일엔 2% 넘게 상승해 2060선에 근접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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