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칼럼] "바이러스 슈퍼전파자는 정부 자신"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교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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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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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목 칼럼] "바이러스 슈퍼전파자는 정부 자신"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교모 공동대표
국민의 몸은 바이러스로 병들어가는데 정부의 머리는 중국몽 정치에 빼앗겨 버렸다. 한 달 전인 1월 26일부터 대한의사협회에서는 6차에 걸쳐 성명을 발표했다. 그 핵심요구는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었다. 감염병 분야 전문학회인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등도 2월 2일부터 2차에 걸쳐 정부에 건의를 했다. 정부가 취하고 있는 후베이성으로부터의 입국차단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니 그 이상의 제한조치를 취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태껏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만을 고수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전문가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해온 문재인 정부의 행태는 2018년 8월부터 본격화됐다. "개혁성향의 노동경제학자로서 소득주도성장 지원의 적임자"라며 통계청장에 스스로 임명한 황수경 박사를 그해 1, 2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소득이 감소했다는 통계청 통계가 발표되자 전격 경질했다. 이날부터 한국의 통계행정은 사망선고를 받았다.

한미FTA 개정협상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2017년 4월부터 2018년 1월간 고수한 입장은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우리측의 동의가 필수적이므로, FTA 상호 이익에 대한 공동연구를 먼저 진행하지 않고는 협상에 돌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방 당사국의 요청'으로 특별공동위가 '의무적으로 개최'되어 협정개정을 논의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한·미 FTA 조항을 무시하는 입장이었다. 이때부터 한국의 통상정책은 최소한 미국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다. 결국 정부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FTA 파기를 실제로 추진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입장을 갑자기 바꾸어 한미FTA 개정에 임하는 것으로 선회한 끝에 미측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결과를 자초하고 말았다.

일본 아베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자 배상판정의 강제집행이 현실화되자 2019년 5월 국제중재 개시를 요구한 후 6월 29일까지 제3국에 의한 중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한일청구권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갈릴 경우, 일방 당사국이 국제중재 절차에 회부하면 의무적으로 중재절차가 개시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를 청와대가 무시해버리자 2019년 7월 1일부로 일본 측의 무역보복이 시작됐다. 일본측의 대응이 적절했는가의 문제를 떠나 협정에 규정된 최소한의 절차적 장치마저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협정 해석이라는 전문적 영역을 인정치 않고 정치적 계산으로 무시한 결과, 한국의 외교는 이날부터 국제적으로는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패턴이 이젠 국민의 생명 문제에까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인 입국을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상호주의' 파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입국금지 시키면 중국도 그렇게 할 것이므로 우리 피해가 더 크다는 논리다. 당시 감염자수는 2000명(3월 4일 현재 5621명)을 향해 가고 있었다. 얼마나 추가 감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무슨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인가. 이미 한·중간에 기업 활동과 인적 교류는 위축될 대로 됐고 바이러스의 원산지인 중국으로 우리 국민이 입국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오히려 중국으로의 입국이 차단당하는 사태를 막아야 하기에 중국인의 한국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는 괴변이 아닐 수 없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이런 말장난 말고 실제 이유를 대고 국민들이 이에 동의하는지 살펴야 마땅하다. 중국과 한국이 운명 공동체이고 질병 공동체까지 되어야 하는 실제 이유 말이다. 그 실제 이유란 것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총선 전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이웃인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시진핑은 총선 전 방한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2015년 5월 메르스사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지도부와 연명으로 발표한 대국민성명에서의 문구가 이젠 문정권에 대한 부메랑 탄핵사유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고, "정부의 불통, 무능, 무책임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했으며 민생경제를 추락시켰다." 여기에 헌법상 국내법적 효력을 지니는 조약을 위반하면서까지 대한민국의 외교통상을 추락시킨 책임까지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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