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정보 관점에서 본 코로나와 메르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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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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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정보 관점에서 본 코로나와 메르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2020년의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인하여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급속히 불어나는 확진자와 함께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대는 시민들의 사회활동을 위축 시키기에 충분하고 전염 우려 때문에 각 기업은 일시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대응체계는 의료계와 협업을 통하여 짜임새 있는 팀워크를 보여 주고 있다. 각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주요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자발적 대응은 전국적인 확산을 막는데 일조하고 있다. 언론을 통하여 전세계의 각국이 이번 코로나 19 에 대하여 대응하는 과정이 매일 매시간 각종 매체를 통하여 전달되고 있지만 초기 확진 검사의 양적 질적 체계와 후속 대응 및 관리는 우리나라가 가장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여지며 우리는 훌륭히 이 사태를 견뎌낼 것이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와는 상당히 비교가 되며 채 5년이 되기도 전에 국가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체계가 많은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과연 5년 전과 지금의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엇일까? 질병을 다루는 공공의료 영역에서 다양한 개선과 변화가 있었지만 정보와 데이터를 다루는 측면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들여다 보고 싶다.

첫째는 정보의 공개 여부이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에서는 초기에 감염자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과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소셜 네트워크 상으로 진짜와 가짜가 섞인 정보가 급속히 퍼져서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급속히 증폭되어 정부를 불신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해 6월 7일 일요일 아침에 당시 총리 권한대행이 메르스 환자 동선에 있는 병원 24곳의 명단을 밝히고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여 수습과 진정 국면으로 맞이하게 된다. 이에 반하여 이번 코로나19 에 대하여 정부는 최초 발견부터 환자와 관련한 정보와 동선을 언론을 통하여 상세히 밝혀서 가짜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고 정부 발표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모든 정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시작하여 확인되고 검증되어 종결되는 구조가 되었고 질본은 신뢰의 중심 축이 되었다.

둘째는 과학적 정보를 통한 검증이 작동하였다. 예를 들면 메르스 때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하여 거짓 치료법이 등장하여 한 때 안티푸라민을 코 밑에 바르면 안전하다는 정보로 인하여 약국의 안티푸라민이 품절이 되는 상황도 있었다. 이러한 가짜 치료법은 전문가의 확인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분별하게 확산이 되었고 이로 인한 해프닝이 다수 발생 하였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에서는 유튜브에서 공개한 코로나 마스크 만들기 방법부터 많은 가짜 뉴스에 대하여 전문가 들이 즉시 실험을 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였고 언론을 통하여 팩크를 체크하고 알림으로써 국민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였다. 이는 감염병에 대하여 전문가 풀이 형성되어 있고 이들의 탄탄한 전문 지식이 제때 작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협조가 있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에서는 전문가가 제대로 식별되지 않아서 감염병 전문가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되기 힘들었고 오히려 의료 전문가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인하여 위축된 대응이 있었다.


세째는 각 부처와 조직의 협조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서는 6월 7일에 이르러서야 정보 공개의 창구를 보건복지부로 일원화 하고 외교부 및 예산과 인력 관련 부처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미 1번 환자의 확진 후 19일이 지난 상황이었다. 당시에 국무총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총리 권한대행이 부처를 총괄하고 있었고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 대응 시스템이 부처간에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혼란이 있었고 이에 청와대의 콘트롤 타워 역할도 전문성 부족으로 정보통제에만 급급한 상황이었다. 다만 그해 6월 7일 부터 전면 정보공개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 대응의 틀을 형성하게 되었고 6월 19일에 청와대에서 메르스 특보를 임명하고 전문가 중심의 통제를 본격화 할 수 있었다. 이는 부처간에 정보의 공개와 유통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슈로 발전하여 감염병 환자 및 질병정보 공개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메르스법이 6월 25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었다. 이에 반하여이번 코로나19에서는 이미 법률이 잘 정비되고 업무에 근거를 확보한 부처 간 협조 체계가 작동하고 있고 주무 부처를 중심으로 하며 전문 기관이 창구가 되어 외교 부처 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지원과 리더십까지 함께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 측면에서의 3가지 관점에 더하여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인하여 논의 되었던 전염병 관련 근본적인 문제에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감염병의 경우 의료 수가 적용 기준의 변경, 6인실, 2인실 등 환자의 입원실 공동 사용의 이슈 등 당시에 많은 의제가 논의 되었고 이후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료계와 질병관리본부의 노력이 지속되었다. 특히 삼성병원에서 60명의 2, 3차 감염을 유발했던 원인이 된 슈퍼 전파자에 대한 분석과 그 원인이 의료수가로 인하여 하루에 구강 비강 흡인을 제한적으로 실시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등을 밝힘으로써 본건복지부의 의료 정책이 질병의 특성과 환자의 다양한 환경요인을 고려하여 보다 정밀해 져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게 되었다.

이 시기에 논의된 또 하나의 의제는 전염병에 대한 컨트롤 타워의 국민 개인의 의료정보에 대한 긴급 접근권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메르스에 대한 국민의 공포와 거부감 및 환자 본인의 생업에 대한 제약 등의 현실적 문제로 자신의 동선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이를 조사할 권한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타 부처의 협조가 없을 경우에 데이터에 기반한 환자의 식별과 통제 범위의 설정하는데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슈었다. 결국 메르스법이 통과되면서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었지만 이는 정부가 보유한 질병 정보의 제한적 활용에 대한 틀이 마련된 것이며 환자의 병원 밖에서의 동선과 접촉자 등에 대한 정보와 각 병원에서 보유한 해당 환자에 대한 임상정보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법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와 의료계의 정보화 수준을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정보가 유통될 수 없는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환경 또한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IT 선진국으로서 스마트폰, 통신 환경 및 인터넷 상거래 등에서 전세계 최고의 기술이 경합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의 IT 활용 수준은 여전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급여를 청구하기 위한 매출 시스템을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환자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결합된 임상정보의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밀의료의 실현은 아직은 먼 노정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현재의 체계 내에서 최선의 작동이 되고 있고 이는 전적으로 감염병 현장의 맨 앞에서 사투를 벌이는 대응반과 의료진의 희생을 전제로 부처와 기관의 지원정책이 펼쳐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각 병원과 의료 전문 기관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이를 예측하는 것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기술과 클라우드 환경의 적용은 여전히 기존 의료계의 각종 유무형의 장벽에 막혀서 지루한 노정에 있다. 특히 정밀의료에 다가가기 위하여 반드시 도입돼야 할 정보기술마저 병원 내에서 제대로 도입과 작동이 되지않고 있다.

인간의 근면성을 기반으로 복잡성이 극대화된 수백만 변인의 질병을 통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금 전염병 통제에 간신히 효과를 보여 주고 있지만 다른 영역의 질병에 대해서는 더더욱 사전 예방은 어렵고 통제도 뒤늦게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2008년 봄 주요 병원의 의사들에 의하여 논의되어 발견된 원인불명의 폐질환은 결국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규명이 되었고 이는 2011년에 이르러서야 정식으로 규명이 된다.

이런 수준의 질병 관리는 우리가 보유하고 축적한 임상데이터의 수준을 볼때 턱없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접하며 우리나라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정책 당국과 의료진에게 응원을 보내면서도 더 높은 기대를 하는 것이 우리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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