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코로나 극복, 불안 해소가 관건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  
  • 입력: 2020-02-24 20:11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포럼] 코로나 극복, 불안 해소가 관건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며칠전 쓰레기를 버리러 아파트 단지 쓰레기 수거함으로 나갔을 때 깜짝 놀랐다. 마치 설날 명절처럼 종량제 봉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주말동안 사람들이 외출·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짜증을 냈다. "애들 개학 연기됐어. 애들이랑 하루종일 뭐해." 개인적으로 체감했던 코로나19 사태였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혹시 내 직장도 폐쇄되고 언젠가는 우리 단지에서도 격리자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까.

경제동향분석팀장으로서 올해 1분기에 역성장을 할 수도 있겠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본다. 그런데 정말 수출과 성장률이 걱정인가? 진짜 걱정은 경제가 아니라 나 자신, 내 가족이 아닐까.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통증은 얼마나 심한가, 며칠 전까지 코로나19 종식을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자녀들 개학이 연기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등 이런 모든 의문은 코로나19의 증상, 감염 속도 등에 대해서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어느 정도 아프다가 일어난다는 것이 입증되면 두려움에 떨면서 '이불 바깥은 무서워'만 외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심리가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변화가 경제 활동을 이끈다. 경기순환지표 흐름과 경제 주체들의 심리 지수(예 : 소비자동향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의 흐름은 매우 유사하게 흘러간다. 게다가 경제 주체들의 심리 변화에 따라 경기 흐름의 등락 폭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즉, 가계나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은 경기순환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응하는 방향이 되어야 그 의사 결정의 효과는 크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연말연초 조금씩 반등 기미가 보이던 국내 경기 흐름임을 고려하면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밝아지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경기 반등세가 더 커진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경기 흐름이 호조인가 둔화인가, 서로 다른 국면 중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서 심리가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점이다. 대체로 경제 흐름이 좋지않은 경기 침체기에 경제 심리가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효과가 경기 회복기에 성장률을 상승시키는 효과보다 더 크다. 지금은 경기 반등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전염증으로 인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경제 심리가 악화되어 그렇지 않아도 약한 경기 반등 모멘텀이 빨리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 불안감이 진정된다면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경기 흐름은 경제 회복 경로로 돌아올 것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이 지역사회에서의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이 진정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지원 대책을 계획하고 실행해도 개인들이 이익 추구를 위한 왕성한 경제 활동보다 생존 본능을 위한 방어적인 보호를 추구한다면 지원책은 헛수고로 돌아간다. 정책 추진비용 대비 집행으로 인한 편익이 매우 적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책 당국은 경제보다는 국민의 보건 및 안전을 지키는데 더 집중하면 좋겠다.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확신이 선다면 경제 심리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으면서 내수 소비 위축에 따르는 피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파격적인 수준에서 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도 예방·보건이 먼저고 그 다음이 경제이면 좋겠다. 세계적으로 유행한(pandemic) 바이러스가 풍토병(endemic)과 같이 우리나라에 자리잡지 않도록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겠다. 일명 '코로나19 백서'와 같은 기록을 남겨서 바이러스의 유입, 확산, 예방 관련 모든 것을 기록하고 단계별로 사회경제적 파장, 이에 대한 정책 당국의 대응을 기록하기를 권한다. 향후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때 참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언젠가는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의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겠다.

예를 들면, 중국의 사회적 리스크를 피해서 이미 중국으로 진출했던 기업들이 한국으로 유턴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지자체에서 세제 감면 등을 통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발생한 리스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과 함께 미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비전 제시야말로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을 날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