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정부만 행복해지는 법 개정안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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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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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정부만 행복해지는 법 개정안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해 부터 시장을 편가르기 하는 입법안들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상생협력법 개정안 및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운수법 개정안을 들 수 있다. 이 법률개정안의 공통점은 사업자 중 일방을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개정된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수탁기업(중소기업)이 위탁기업(대기업)의 '부당 납품대금 산정 및 지급'과 '물품강매' 행위가 있었다고 신고만 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나서서 위탁기업에게 시정명령은 물론이고 형사고발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대기업이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면책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부당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마치 검사가 유죄를 입증하지 않고 피의자에게 무죄를 입증하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밖에 중소기업이 신고를 하거나 분쟁조정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대기업이 거래물량을 줄이거나 거래정지 또는 그 밖의 불이익을 주면 발생한 손해의 3배까지도 배상하게 되었다. 물론, 이때도 대기업측이 원인과 결과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면책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기부가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도 이와 동일하게 규제하는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만약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하도급거래를 종료한 후 그 거래상품과 유사한 제품을 자체 생산해 내거나 다른 업체를 통해 공급받으면 기술유용행위로 추정 받게 된다. 한번 위탁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거래기업 중 어느 하나가 망하지 않는 한 대기업은 해당 중소기업에게 영구적으로 위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위탁기업 스스로 자체개발 또는 공급받은 제품이 전 수탁기업의 기술을 유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면 면책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기술유용행위가 무엇인지 개념상 명확하지 않아 위탁기업이 이를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중기부가 이처럼 상생협력법을 개정했거나 개정하려는 이유는 위탁기업으로부터 수탁기업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법의 개정으로 수탁기업이 '부당 납품대금', '물품강매', '기술유용' 등의 피해 없이 지속적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국내외 위탁기업들은 국내 중소기업들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상생협력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외국계 기업들에게 위탁하면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위탁기업이나 수탁기업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입법 및 입법안이 되고 말았다. 다만,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기부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에 대해서도 막강한 법적 규제를 가할 수 있는 정부부처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법이 통과되면 11인승 승합차 호출서비스를 운행하는 타다도 기여비용을 내고 면허를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타다와 같은 렌터카 기반으로 승합차에 운전자를 알선하면 불법이 되므로 현재 형태로는 더 이상 운행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현재의 택시업계를 보호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신규 경쟁사업자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법안이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이 법안이 보호하려는 법익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타다는 물론이고 기존 택시업계나 소비자 중 누가 보호를 받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택시업계가 최고 수혜자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타다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대체수단으로 택시를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국토부는 면허업무의 확대로 그 권한이 확대되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상생협력법이나 여객운수법 개정안 모두 국민보다는 정부를 행복하게 만드는 법률안이 되고 말았다. 법 개정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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