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TRS 자금 회수로 번진 라임사태

TRS증권사 자금회수 강행 예고
대신證과 지루한 소송전 불가피
금융당국 중재역할 못하고 방관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증권사 TRS 자금 회수로 번진 라임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촉발된 '판매'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증권사 간 자금 회수 설전이 불붙고 있다.

펀드 고객이 입을 추가 손실을 우려해 자금 회수를 자제해달라는 대신증권의 요구를 일축하고 우선변제권을 확보한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자금 회수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이들 증권사 간 파상공세가 가열된 가운데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지루한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사간 송사로 쏠린 관심…투자자는 뒷전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3개 증권사는 지난 12일 대신증권이 발송한 내용증명을 검토한 끝에 회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증권의 주장에 법률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회수는 계약서상으로도 인정되는 권리라 소송을 통해 막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라며 "소송전으로 갈 경우 TRS 증권사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3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보다 먼저 TRS 정산분배금 지급을 청구하지 말도록 요청했다. 이를 거절해 자사 고객들에 추가 손실이 발생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대신증권은 3사가 요구에 불응할 경우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도 정한 만큼 향후 자금 회수와 손실 부담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TRS는 증권사가 자산운용사 대신 투자자산을 매입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래 방식으로, 증권사는 펀드 만기 때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하고 투자자들은 나머지 대금을 가져가게 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펀드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에게 우선 전가된다. 증권사들이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모펀드 4개와 모펀드에 투자한 자펀드에 맺은 TRS 계약 금액은 8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매가 중단된 자펀드 173개의 판매액이 1조667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TRS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불붙은 소송전에도 금융당국은 나 몰라라 = 문제는 하나둘씩 불거진 증권사 간 송사가 판매 은행 등으로 본격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라임운용은 물론 펀드 판매사를 잇달아 고소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모펀드의 손실률이 확정되고 추후 자펀드에 가입한 개별 계좌들의 기준가가 확정되면 관련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16개 판매사 공동대응단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점도 예의주시할 문제다. 이들은 실사 결과가 나오면 소송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상태다. 이들은 라임운용이 임의대로 투자 대상 자산을 변경하고 환매를 중단하는 등 운용상 잘못에 따른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라임펀드는 우리은행 1조648억원, 신한은행 4214억원, 하나은행 1938억원 등 은행권을 통해서도 대거 판매됐다.

은행과 증권사 간 싸움이 장기 소송전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소송전이 시작되면 최소 2~3년 간 지리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라임과 TRS 거래를 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자금 우선 회수를 미루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계약 변경을 통해 지연이자 등을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현정기자 hjcha@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