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명문화" vs "사실상 자율규제 아냐"

문체부, 실효성 있도록 근거 마련
업계 거센 반발에 진통 이어질 듯
전문가 "협의체 정부 맘대로 운영
자율규제 조항 없는 것이 나을수도"
연구진 "최종안 아닌 개정안일뿐
업계와 논의 통해 구체화 시킬 것"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확률형아이템 명문화" vs "사실상 자율규제 아냐"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위수기자


'게임사업법' 연내 입법화 추진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가 법적으로 명문화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게임사업법'으로 명칭을 바꿔 올해 중에 입법화한다. 그러나 개정안에 대한 게임업계 및 전문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입법 전 최종안 마련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체부가 공개한 게임사업법 초안에는 조문상 '게임물'을 게임으로 변경하고 '사행성 게임', '중독', '도박' 등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표현을 삭제했다.

게임 이용자 보호 및 의무 규정을 신설했고, 최근 중국산 게임의 문제로 떠오른 불법광고에 대한 규제 근거도 마련했다.

또한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조문에 명문화했다. 확률형아이템이란 이용자가 게임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료아이템으로, 아이템을 열어볼 때까지 좋은 아이템이 나올지 싸구려 아이템이 나올지 모르는 랜덤박스형 아이템을 뜻한다.

이용자의 기대심리를 부추겨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게임사들은 자율적으로 확률형아이템 결과물에 대해 개별 확률을 공개해 게임 구매화면 등에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개정안 제4조 제2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게임과 관련한 자율규제를 장려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명기돼있다.

또한 개정안 77조의 1항에는 '게임산업협의체는 게임이용자를 보호하고 올바른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게임 행동강령을 정해 시행할 수 있다'고 명기돼있고, 2항에도 '제1항에 따른 게임 행동강령에는 자율규제 내용, 자율규제 준수사항, 자율규제 준수 여부를 판정하는 기구 등을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정부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자율규제를 위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도 3항에 포함돼있다.

개정안 초안을 마련한 연구진 중 한 명인 김상태 순천향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자율규제를 정부 규제의 상호보완적 관계로 상정하고 자율규제가 실효성을 지닐 수 있도록 게임법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근거를 마련했다"며 "특정 국가를 넘어 전세계로 서비스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 규제의 한계가 있음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자율규제를 법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자율'규제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병찬 법무법인 온새미로 변호사는 "게임산업협의체를 구성·운영할 수 있는 권한은 정부가 보유할 뿐만 아니라, 해당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도 대통령으로 정한다"며 "협의체에 게임사업자의 참여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협의체는 사실상 정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구성·운영될 수 밖에 없고 협의체에서 게임 행동강령으로 정하는 자율규제 내용·준수사항·준수 여부 판정 기구 등도 정부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규제 유형에는 정부의 개입 정도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지만 정부가 구성·운영하는 협의체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와 같은 기관에서 결정된 제한사항이 자율규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종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자율규제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논리필연적으로 자율규제를 지향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자율규제를 명문화해 자율규제를 활성화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가장한 채, 사업자 등에게 연막탄을 터트리는 수단에 불과할 경우 자율규제에 관한 조항 자체가 없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게임법 관련 연구진들은 이날 발표된 게임법 개정안이 최종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게임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구체화시키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 관련 전문가 등 의견 청취를 통해 게임산업 진흥과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그 시행 방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게임법 개정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