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근무일·시간단축 신청도
아시아나 이어 이스타도 자구책
인수 늦춰지자 적극적 비용절감
아시아나 이어 이스타도 자구책
인수 늦춰지자 적극적 비용절감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임원을 대상으로 급여 30%를 반납받고,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 감축에 나섰다. 연초부터 악화한 국내 항공업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새 주인을 맞기 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상황이라면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는 출범 초기부터 사상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는 관측이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현시점이 업계 재편의 적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시아나 이어 이스타까지…임원 급여 30% 반납·휴직 확대=19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급여 30%를 반납받기로 했다. 또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에게 근무일·근무시간 단축 신청도 받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18일 한창수 사장 이하 모든 임원에게 사표를 받았다. 회사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언제든 사표를 수리할 수 있다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 한 사장은 40%, 전 임원 30%, 조직장은 20%의 급여를 반납한다. 작년 9월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원 수준이다. 2018년의 경우 한 사장이 미등기임원이라 급여가 공시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역시 지난 14일 경영진이 임금의 20~30%를 반납하며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석주 대표는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하고, 직원들은 주 4회 근무 등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기준 급여로만 4억5000만원을 제주항공으로부터 받았다.
◇M&A 앞둔 항공사들 줄줄이 허리띠 졸라매기=급여 일부 반납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꺼내든 항공사들은 모두 M&A(인수·합병)를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을 품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정작 M&A 발표 이후 마무리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인수기업들이 피인수기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재무구조가 더 심각한 상태인 게 아니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피인수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일정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3월 주주총회와 4월 유상증자 및 인수대금 납부 등을 거쳐 마무리된다.
제주항공의 경우 작년 12월 18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시기를 두 번이나 연기했다. 이에 인수 철회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제주항공 측은 인수 계획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항공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인수시기를 늦추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며 "향후 고금리 차입금 차환이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손실까지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생 LCC 시작부터 '난기류'…자체 운항 연기=작년 새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받은 곳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3곳이다. 이들은 취항 초기부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는 취항 3개월여 만에 노선 운항 중단이나 감편 조처를 했고, 취항 자체가 미뤄지는 고육책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항공업체들 역시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인데, 새로 출범한 업체들의 '맷집'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한다면 존립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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