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평가방식 전면 개편
혁신기업 대상 대출 지원 확대
상환문제 발생땐 은행원 면책도
금감원장 '문책경고 전결권' 고심
혁신기업 대상 대출 지원 확대
상환문제 발생땐 은행원 면책도
금감원장 '문책경고 전결권' 고심
금융위원회 제공
기업이 매출외에 기술력이나 미래성장성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올 하반기서부터 열린다. 또 은행사 직원이 혁신기업에 대출을 해줬다가 해당 기업이 망해도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진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8개 핵심과제로 구성된 업무계획에서 '혁신', '구조개선', '포용금융', '선제적 관리' 등을 강조했다. 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들은 담보대출 관행에 있어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 갈림길에서 혁신의 길로 가야 한다고 여겨 10대 과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먼저 금융위는 기업의 대출을 평가하는 방식을 전면 개편키로 했다. 올 하반기서부터 매출액보다는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을 평가하는 심사기법과 신상품을 도입하고, 전담 심사 조직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보는 9월부터 기업 연구개발(R&D) 등 혁신성을 비롯해 고용을 포함한 사회적 기여도를 반영한 미래성장성 평가시스템을 본격 도입한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자영업자의 매출액과 고객 수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대출 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면책제도를 개편한다. 금융회사가 사전에 자사의 특정 금융상품 및 투자업무 등에 대한 면책업무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A은행이 혁신기업에 대출하기 위해 '기술력, 성장성' 평가를 기반으로 기업대출상품을 만들었다면 이를 금융위에 사전에 신고하면 된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중으로 이와 관련해 종합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면책심의위원회를 신설하고, 면책신청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새로 신설될 면책심의위원회는 사전면책대상을 지정하는 것은 물론 면책규정을 정비하며 제도 전반에 심의를 담당할 예정이다. 예를들어 A은행의 혁신기업 대출상품이 면책심의위를 통과했는데 상환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어도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고의성이 없다면 제재를 받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체채무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상생의 채무조정 인프라를 마련하고 채무조정제도를 내실화한다. 또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의 불편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개선한다. 고령층·장애인·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을 보다 배려하고 영세가맹점의 금융 이용 부담을 덜기 위해 이동·무인점포를 활성화하고 전용 앱을 개발한다.
한편 은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장이 금융사 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를 금감원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법 규정에 대해 심사숙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임직원에 대한 금감원장의 전결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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