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측 이사 후보 자진 사퇴
3개 노조 지지에 조 회장 '승기'
양측 지분격차 초박빙 관망론도
3개 노조 지지에 조 회장 '승기'
양측 지분격차 초박빙 관망론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반(反) 조원태 연합'의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로선 조 회장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한진그룹 내 3개 노동조합의 지지와 연합 측 이사 후보 자진 사퇴 여파 때문이다. 하지만 3개 노조가 그룹 전반을 대표할 수 있는 게 아닌 데다, 이사 사퇴 배경이 엇갈리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세 몰린 조현아 연합…노조 반대·사내이사 사퇴= 18일 한진칼에 따르면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지난 17일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칼맨(KAL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3자 연합은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을 의미한다.
김 전 상무는 앞서 3자 연합이 한진칼에 제안한 이사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정작 연합 측은 자신들이 제안한 인물에게 발등이 찍힌 격이 됐다.
3자 연합은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앞서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노조도 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소위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 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입장문은 대한항공 노조가 앞서 낸 조 전 부사장 비판 성명에 이어진 것이다. 한진그룹의 각 노조가 조 회장에 대한 지지를 보다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박 나선 조현아 연합…한진그룹 노조 대표성 불씨도= 이날 3자 연합도 한진칼 측이 밝힌 김 전 상무 자진 사퇴 배경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이사직 요청드림에 있어 저희의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린 후 본인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김 전 상무가 대한항공에서 임원을 한 경력도 없는 데다 조 전 부사장의 인맥이라는 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3자 연합은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고, 저희는 후보자에 이런 일이 발생한 데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진칼 측이 밝힌 내용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한진그룹 3개 노조가 조 회장에 힘을 싣기는 했지만, 나머지 계열사 노조, 노동자들이 모두 조 회장을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진그룹 내에는 3자 연합을 반대한 노조 외에도 칼호텔, 한진관광 등 민주노총 산하 서비스노조를 비롯 다수의 노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과 장녀의 '분쟁'…결말은 소액주주가 쥐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연합 측의 여론전과 신경전이 가열되는 것은 엇비슷한 지분 때문이다. 이미 승기를 잡은 상황이라면 굳이 나서 이목을 집중할 필요가 없다. 조용히 3월 주총만 준비하면 된다. 현재 양측의 지분 격차는 1.47%p(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연합이 조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 것 역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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