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다음은 땅투자?… 위기감 커지는 100兆 부동산펀드

부동산규제 강화·해외부실 논란
금융권 부정적 파급효과 불가피
가파른 성장세로 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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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다음은 땅투자?… 위기감 커지는 100兆 부동산펀드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과속' 팽창을 거듭하며 100조원으로 성장한 부동산펀드에 대한 업계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촉발한 메자닌펀드와 투자 특성이 유사하다는 점이 이유다. 유동성이 낮다는 점도, 만기구조가 길다는 것도 닮은 꼴이다. 최근 해외 부동산펀드 투자 급증으로 전체 설정액이 불어난 가운데 부실 이슈가 추가로 불거질 경우 라임사태와 같은 유동성 이슈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와 사모를 통틀어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은 지난 14일 기준 100조6312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3조2145억원에 불과하다. 사모펀드가 97조416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1년여 전인 2018년 말(75조5464억원)과 비교하면 25조848억원 늘었다. 2012년 말의 18조8570억원과 비교하면 8년 새 약 5.3배 불어났다.

장기화한 저금리 속 대체투자 상품 수요가 늘자 금융투자업계가 줄곧 부동산펀드 '완판 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부동산펀드로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금융기관 자금이 집중한 것도 부동산펀드가 단숨에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채권금리 하락 추세 속 4~7%의 안정적 수익률이 예상되는 부동산 투자 매력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시장의 규제여건이 강화되고 해외 부동산펀드의 부실이슈까지 맞물리자 시장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부동산투자 자산은 대부분 자산가치 과대평가 상태를 가늠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강제 조기청산이나 신용장펀드사기 사건으로 불거진 메자닌 사태와 촉발포인트는 다르겠으나 부동산펀드에서 유동성 이슈가 터지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줘 부정적 파급효과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 조정이 곧 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도 변수다. 주요국 부동산 가격은 이미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증권사의 해외투자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잔존 물량이 확대되며 신규 자금유입 속도를 둔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문제다.

가파른 외형 성장 이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급성장 과정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고 환금성이 낮은 자산으로까지 투자범위가 확대되면서 유동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어서다.

최근 라임운용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자칫 부동산펀드 부실 문제가 또 터질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KB증권이 판 호주부동산펀드가 외국 자산운용사의 사기에 휘말리며 투자자 원금을 까먹은 사례가 발생한 게 불과 지난해 말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자닌과 부동산이 포함된 사모펀드는 본질적으로 기초자산과 투자자의 만기구조 불일치에 따른 위험 요인을 담고 있다"며 "문제는 일부 펀드의 개별적인 신용이벤트가 사모펀드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될지 여부인데, 수년간 대규모 자금공급이 집중된 측면이 있어 사태 확산 시 기초자산에 문제가 없는 펀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규제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질 수 있다는 점은 사모펀드 시장의 부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았던 증권업계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제한에 이어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가 더 단단해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규제 리스크는 금융시장 전반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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