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국제유가 하락
中공장 중단 수요위축 불가피
국내 정유4사 목표달성 안갯속
中공장 중단 수요위축 불가피
국내 정유4사 목표달성 안갯속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정제마진이 올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유업계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병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진 데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중장기적 기대감은 여전히 낮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주(2.5달러)보다 1.5달러 늘어난 숫자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둘째주 0.2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매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12월 기간 중에는 마이너스까지 기록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형성됐지만 올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시장의 수요가 대폭 줄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한 반면, 제품가격은 큰 폭의 변화가 없어서다. 두바이유는 지난 14일 배럴당 55.23달러, 서부텍사스유(WTI)는 52.05달러에 각각 거래돼 올 들어 15.9%, 14.9% 각각 하락했다.
중국의 정유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된 점도 작용했다. 아시아 최대 정유기업인 중국 시노펙의 경우 가동률을 12%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등 원인은 연초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석유제품 가격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정제설비의 17%를 차지하는 중국지역 가동률이 조정된 점도 마진 반등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제마진 회복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유가격 하락은 결국 제품가격 인하로 이어지게 되고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익도 하락해 분기 순이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인 효과로 국내 정유사들은 재무상 이익이 발생했다.
또 중국 내에서 정유기업을 포함한 대부분 공장이 가동을 2주가량 중단시켰고 춘절 기간 이후에도 가동률을 낮춘 기업이 나오고 있어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국내 정유사들은 통상 매출의 절반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출물량 중 중국 비중이 20%내외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GS에너지(GS칼텍스 모회사)·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3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올해도 업황 전망이 좋지 못한 가운데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터져 목표달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은 결국 제품가격 인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제품은 과거 사다놓은 원유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이 경우 원가부담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유기업만 가동을 멈춘다면 긍정적이겠지만 현실은 대부분 기업이 가동률을 낮춘 상황이어서 수요위축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주간 단위로는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범위를 넓힌다면 유미의한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호재보단 악재가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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