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지주 회장-은행장 격돌
계열사 인사권한 축소 우려한탓
손태승 주도로 권한 막강하지만
비은행 자회사 협력 '선결과제'
계열사 인사권한 축소 우려한탓
손태승 주도로 권한 막강하지만
비은행 자회사 협력 '선결과제'
우리금융그룹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 이후 사업부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의 사업부문제 도입은 2012년 이후 8년만이다. 은행 중심의 사업 체계에서 비은행 자회사와의 협력 여부,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 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사업부문제 안착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우리은행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를 선임한 직후 사업부문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업부문제'는 은행-금융투자회사-보험회사 등 계열 법인(entity) 중심의 관리체계 대신 사업부문(matrix) 중심의 조직관리 체계를 말한다. 우리금융은 사업부문제의 안착을 위해 지주회사 내에 사업관리부문이라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사업관리 부문은 자산관리(WM), 글로벌, 기업금융(CIB) 등 주요 시너자 사업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사업부문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계열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도 지주회사가 갖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2년 이팔성 전 회장 시절 매트릭스 도입을 시도했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 사업과 자산관리(WM)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차원이었다.
당시 우리은행은 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시너지가 무의미하다고 매트릭스 도입을 반대했다. 실질적으로는 부문장의 권한이 커져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의 인사권 등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반대였다.
2012년과 2020년을 비교해보면 우리금융 내 은행의 절대적 지위는 변함이 없다. 2012년 은행의 그룹 내 순익 비중은 91%에 달했다. 2019년 12월말 기준으로도 은행 순익이 그룹 전체 순익의 81%에 이른다. 은행 비중은 여전하지만 종합금융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 CIB 업무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WM 부문에서는 부동산신탁회사인 우리자산신탁과 자산운용회사 2곳(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추가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자면 2012년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율 57.0%로 최대주주였다. 2020년 현재 IMM,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과점주주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예보가 여전히 단일 최대주주(지분율 17.25%)이긴 하지만, 정부는 잔여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상태다. 과점 주주가 지주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지주회사 중심의 사업부문제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도 사업부문제 도입을 추진한 것은 지주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구축을 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과거 매트릭스 도입을 놓고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은행장이 공석 상태였기 때문에 무리없이 사업부문제가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안정 여부에 따라 사업부문제 안착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우리은행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를 선임한 직후 사업부문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업부문제'는 은행-금융투자회사-보험회사 등 계열 법인(entity) 중심의 관리체계 대신 사업부문(matrix) 중심의 조직관리 체계를 말한다. 우리금융은 사업부문제의 안착을 위해 지주회사 내에 사업관리부문이라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사업관리 부문은 자산관리(WM), 글로벌, 기업금융(CIB) 등 주요 시너자 사업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사업부문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계열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도 지주회사가 갖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2년 이팔성 전 회장 시절 매트릭스 도입을 시도했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 사업과 자산관리(WM)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차원이었다.
당시 우리은행은 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시너지가 무의미하다고 매트릭스 도입을 반대했다. 실질적으로는 부문장의 권한이 커져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의 인사권 등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반대였다.
2012년과 2020년을 비교해보면 우리금융 내 은행의 절대적 지위는 변함이 없다. 2012년 은행의 그룹 내 순익 비중은 91%에 달했다. 2019년 12월말 기준으로도 은행 순익이 그룹 전체 순익의 81%에 이른다. 은행 비중은 여전하지만 종합금융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 CIB 업무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WM 부문에서는 부동산신탁회사인 우리자산신탁과 자산운용회사 2곳(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추가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자면 2012년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율 57.0%로 최대주주였다. 2020년 현재 IMM,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과점주주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예보가 여전히 단일 최대주주(지분율 17.25%)이긴 하지만, 정부는 잔여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상태다. 과점 주주가 지주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지주회사 중심의 사업부문제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도 사업부문제 도입을 추진한 것은 지주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구축을 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과거 매트릭스 도입을 놓고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은행장이 공석 상태였기 때문에 무리없이 사업부문제가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안정 여부에 따라 사업부문제 안착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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