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격리조치 등 순조
누적 감염 29명 증가세 둔화
입국제한 더딘 결정, 불안 키워
"3국 검역강화도 조기 조치했어야"
누적 감염 29명 증가세 둔화
입국제한 더딘 결정, 불안 키워
"3국 검역강화도 조기 조치했어야"
16일 충남 아산시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코로나19로 입소했던 2차 우한교민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한달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이후 한달이 경과한 가운데 정부의 초기 대응이 전체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방문자를 비롯한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 등에선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방역 대책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의 학습효과가 어느 정도 발휘된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메르스 사태를 통해 초기 감염확산을 막는 게 관건이라는 사실을 학습한 결과 검역 강화와 선별진료소 설치, 확진 환자와 접촉자 격리 등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첫 메르스 환자 발생 한 달 만에 감염자 수가 16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반면 코로나19의 경우 국내 첫 확진자 발생한 이후 한 달간 누적 감염자수는 29명이며, 최근 들어서는 확진자 증가세도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입국제한 조치 등은 신속하게 시행되지 못했고, 더딘 입국제한 조치로 국민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도 크다.
정부는 첫 확진자가 나온 후 2주 이상의 시간이 지난 4일에야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 이때서야 중단됐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설 연휴인 지난달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이후에야 취해졌다. 지난달 26일과 27일 각각 3번, 4번 환자가 추가로 나왔고, 30일에는 5·6·7번 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또한 31일에는 4명(8∼11번 환자)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증가 추세는 이달 초까지 이어져 1일부터 엿새 동안 하루를 빼고 매일 확진자가 추가됐다. 2월 1일에는 1명(12번환자), 2일 3명(13∼15번환자), 4일 1명(16번환자)이 추가로 발생했고, 5일 5명(17∼21번환자), 6일 3명(22∼24번환자) 등 무더기로 나왔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이외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제한, 제3국 입국자 대상 검역강화 조치도 좀더 신속히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보름이 넘도록 의료계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뒤에야 뒤늦게나마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중국 외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주요 국가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겠다"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선별적 입국제한 조치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는 3명(25∼27번환자)의 추가 환자가 확진되면서 다시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이에 정부는 홍콩·마카오를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현재 다행히 확진자 증가추이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 10일 28번째 확진자가 나온지 6일만에 29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퇴원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격리에서 해제된 환자는 9명으로, 이 중 8명이 퇴원했다. 1명(22번 환자)은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특히 전세기로 1, 2차에 걸쳐 귀국한 우한 교민 700명 전원이 잠복기 14일이 지난 15, 16일 양일간에 걸쳐 아산과 진천 임시생활시설에서 모두 퇴소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은 대체로 선방했지만 입국제한 조치와 절차 강화 등은 전문가들이 그 필요성을 요구한 시점에서 한참이 지난 뒤에서야 수용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좀더 일찍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었다면 확진자와 이들의 접촉자 수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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