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인사권한 줄이고 지주사업권 강화

본부장 이상 인사 지주사와 합의
소비자보호 목적 컨트롤타워 신설
사업부문제 도입해 김정기 임명
완급조절로 체제 굳히기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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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2기 체제 뭐가 달라지나

우리금융지주가 은행장의 인사권을 크게 제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사실상 은행장의 인사권을 박탈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지주는 차기 은행장 선정 직후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그룹 주력사업을 총괄하는 사업관리 전담조직에 은행장 후보였던 김정기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앉혀 은행장 이상의 권한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우리은행의 임원 인사 관련 규정을 개정해 '지주회사와 합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은행의 영업본부장 이상 부행장에 대한 인사권은 은행장의 고유 권한이지만 지주회사의 합의없이는 인사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통상 은행장이 지주회사 회장과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 관례지만 우리금융은 회장의 권한을 절대적으로 부여한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영업본부장은 최고경영자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과정에서의 후보군 육성 차원에서 은행 임원에 대한 인사를 사전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 분리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주 출범 초기 조직안정 차원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과거 회장과 은행장이 인사권을 놓고 다툰 적이 있어 갈등 소지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30일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손태승 회장을 단독 추천하면서,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우리은행장 선임과 계열사 대표이사 선정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 내에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했다. 지주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의 은행의 소비자보호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또한 그룹 추진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부문제를 도입했다. 특히 그룹 주력사업인 은행, 카드, 종금, 자산운용의 시너지 창출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해 김정기 부사장을 임명했다. 사업관리 부문은 자산관리, 글로벌, CIB 등 그룹의 주요 시너지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김정기 부사장은 직전까지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으로서 유력한 은행장 후보였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김정기 부사장이 은행장이 아니라 그룹 계열사의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관리 부문장을 맡으면서 계획된 인사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주사 사업관리 부문장은 은행, 카드, 종금, 자산운용의 주요 사업을 관리하는 만큼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이상의 권한을 행사할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은행장에서 탈락하면서 지주회사 부사장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사업부문제 도입과 사업관리 부사장을 맡으면서 오히려 역할이 더 많아졌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 이후 은행장의 임원 인사권을 제약하고, 사업부문제 도입 등 일련의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이 손 회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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