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칼럼] 6000명의 교수들이 외치는 것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교모 공동대표

  •  
  • 입력: 2020-02-10 18:52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최원목 칼럼] 6000명의 교수들이 외치는 것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교모 공동대표
작년 9월 19일은 대한민국 역사에 새겨졌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반대 서명을 개시한지 일주일 만에 3396명의 교수들이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한 날이다. 빼앗긴 것은 되찾아올 수 있지만, 포기한 것은 되찾을 수 없다. 이 분들이 상아탑 속에서 점잖게 포기하고 지내기엔 빼앗긴 것이 너무나 컸다. 조국 교수 부부와 그 주변의 친구 교수들은 교수라는 직업인의 양심까지 빼앗고도 후안무치했다. 학생들의 취업난 속에서 공직이 선망의 대상인 걸 뻔히 아는데도 대통령은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공직윤리를 넘어 기성세대에 대한 신뢰마저 직접 빼앗아갔다. 서명 숫자는 눈덩이처럼 불어 10월 22일까지 6241명의 교수가 동참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순으로 많은 151개 대학 교수들이 참여한 명실공히 전국 지성인을 대표하는 서명이었다.

그 후로 우리 사회가 나아지기는커녕 조국수호·검찰개혁 세력과 반 문재인 세력 간의 사생결단 태세로 돌진하고 있다. 서로 할 말들이 있겠지만 책임 순위로 따져 볼 때, 대통령의 책임이 제일 크고, 조국과 주변 인물들이 그 다음이고, 정치 검찰을 포함한 나머지 국민들은 그 다음이다. 대한민국을 상식과 공정 궤도로부터 무한 이탈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거짓의 나라로 만든 책임 말이다. 어떤 개혁논리를 내세우더라도 이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젠 개인이 헌정체제와 상식궤도로부터 일탈하는 시대를 넘어섰다.

집권 정치·사회 진영이 집단적으로 무한정 일탈하여 '유사 전체주의'로 향하고 있다. 이들 진영은 적폐청산, 공수처 설치와 검찰장악, 전교조 사상교육, 언론장악, 통계 및 여론 조작, 친북한노선, 일본 때리기 외교 등 일련의 이념정책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정책을 통해 집권세력은 삼권분립까지 무력화시켜 권력의 초비대화를 추구하고, 법원과 검찰을 입맛에 맞게 부리며, 내각과 여당을 청와대의 출장소로 전락시키고, 언론장악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는 디스토피아(Dystopia)를 실현시키려들기까지 한다.

그 통제의 정점에는 특정 인적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핵심세력이 자리 잡고 있는 바, 이들은 점점 이권 수탈세력으로 자리 잡으며 거리낌 없이 불법·탈법·비리를 자행하고 있어 우리 사회를 심각한 공동체 위기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래서 올해 1월 15일에는 '문재인 정책의 거짓정책들이 국가 위기를 초래했다'고 외치며 탈이념 진실정책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제2차 시국선언에 6094명의 교수들이 동참했다.

이념대립과 이권다툼도 어느 정도가 있는 게 아닌가. 정교모는 아름다운 세상을 이념으로 가르는 것에 반대한다. 같이 누리는 가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둘로 나누어 상대편 죽이기 전쟁을 벌이는 것을 혐오한다. 전쟁의 포로가 되고 이념의 숙주가 되기엔 인간의 이성은 너무나 자유롭다. 실제로는 자기들끼리 이권을 나누어가지면서도 오늘 내세우는 적폐청산은 내일의 적폐가 되어 또 세상을 망치게 된다. 서로에게 눈과 귀를 막고 배타적 진영을 쌓아올린 모든 군상들은 무너져야 한다. 이제부터는 교육계, 법조계 및 언론계 등에 자리 잡은 이데올로기·진영들부터 범국민 투쟁으로 파괴하여 세상이 아름다운 자유를 되찾게 해야 한다.

그래서 정교모의 제3차 시국선언은 '이념진영 파괴 선언'이 될 것이다. 전교조 의식화 교육을 반대하는 투쟁은 정교모, 종교단체, 학생 및 학부모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법조계에 자리 잡은 이념진영 파괴운동은 이념모임 출신의 법조인들의 인사이동 경로를 종합적으로 추적하고, 이들이 정치세력과 연결하여 권력기관에 진입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행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려나가는 것이다. 공영 언론방송분야 진영 파괴운동은 거짓 보도내용 정정보도 요구, 시청자 설문조사, 내부 고발 장려, 이념 편향적 방송 시청거부 운동 등의 형태로 전개해나갈 수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진실을 지키려는 모든 국민의 동참과 지원만이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다. "자유는 끝없는 시민회의로부터 달성된다."(Freedom is an Endless Meeting.)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