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험지출마론 거세지는데… 양지 찾아 나서는 野정치인들

고향출마 고수… 지역구 바꾸기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중진 험지출마론 거세지는데… 양지 찾아 나서는 野정치인들

보수통합 논의에 발맞춰 '중진 험지 출마론'도 거세지고 있지만 정작 '중진'들의 내심은 다르다. 고향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출마지를 옮기고 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량급 정치인들의 출마를 전략적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태호(사진) 한국당 전 최고위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험지전용 철새도 아닌데, 이번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땅에서 일하고 싶다"며 "공심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제와 어느 지역으로가든 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본다"고 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의 3분의 2는 고향에서 출마하고 있고, 나는 험지 25년 정치 끝에 마무리를 고향에서 하겠다는 생각으로 첫 출마인데 그게 왜 기득권 고수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두 사람의 '고향출마' 결정은 그간 당을 희생해왔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1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로 출마했고, 2018년 패색이 짙었던 지방선거에 출마해 김경수 도지사를 상대로 접전을 벌였다. 20대 총선에서는 진박 공천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의 경우에도 서울에서 내리 4선을 한 후 경남도지사를 두 차례 했지만,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일 때 대선에 나가 25%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쉽지 않은 선거를 치렀다. 이번엔 당에서 배려해줘야한다는 게 두 사람의 주장이다.

두사람 외에도 김영선 전 의원이 21대 총선에서는 "가족 12대가 살아온 이야기가 있는 고향에서 출마하겠다"며 경남 창원진해구로 지역구를 옮겼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5대, 16대 국회 두 차례를 비례대표로 한 뒤 17·18대 총선에서는 경기 고양 일산에 당선됐으나 19대 20대에 낙선했다.

재선의 박종희 전 의원 역시 경기 수원 장안구에서 16대부터 꾸준히 출마해 16대와 18대 국회 두차례 당선됐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고향인 경기 포천으로 출마지역을 바꿨다. 현역인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오는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이에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고향출마를 선언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나 광역단체장 인사들의 출마 지역도 꼼꼼하게 살핀다는 입장이다. 울산의 경우 전 울산시장을 지낸 박맹우 의원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남을에 공천을 신청해 조정할 가능성이 있고, 유정복 전 인천시장도 미추홀갑 대신 남동갑으로 출마지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량감 있는 중진 정치인들이 당의 결정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을 출마할 경우, 보수진영 안팎의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이제와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며 "공천되면 양지이고 제거되면 험지가 될 뿐"이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