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CEO 만난 김현미…“생색내기 자리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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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사 대표들을 만나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취임 이후 처음 갖는 자리였지만, 과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내놓은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생색내기' 자리에 불과했던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 장관은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10개 항공사와 인천·한국공항공사 등과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항공여객 감소 추이가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사스 당시에 비해 국제항공 여객 규모는 4배 이상 성장하고, 항공사도 2개에서 10개로 늘어난 상황을 감안한다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작년 미·중 무역분쟁, 보잉 737 기체결함에 이어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중국 노선으로 작년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연초부터 기세가 꺾였다.

이에 김 장관은 연이은 악재를 맞고 있는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유예, 감면 등 단계별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간담회 시 나온 업계 애로사항과 건의 과제들 중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과제들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한 항공사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해달라고"고 요청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선 정부 도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이미 과거 나왔던 정책으로 '돌려막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과거 9·11 테러를 비롯해 사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의 비상 사태 때도 항공업계를 지원한 바 있다.

실제 이날 김 장관이 언급한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유예 등은 이미 2003년 사스 때 나왔던 지원책들이다. 당시 국토부는 인천공항 국제선 착륙료 10% 감면 및 석 달간 납부유예, 국내선 시설사용료 감면, 김포공항의 급유저장시설 사용료 25% 인하 조처를 시행했다. 항공유 원유에 대한 수입 관세율도 5%에서 3%로 내렸고, 2003년 12월 지방세법을 개정해 항공기 취득세 면제와 재산세 50% 감면 조항을 3년간 연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김 장관은 취임 이후 항공업계 CEO들과 한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작년 연이은 악재에 항공사들은 국토부 측에 수차례 지원책을 검토해달라고 했지만, 국토부는 외면했다. 그러는 사이 항공업계는 희망퇴직, 임원감축 등 '칼바람'이 불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토부가 부동산 정책에 집중한 데 비하면 항공산업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이날 대책도 과거에 내놓았던 것에서 크게 나아간 것도 없는 재탕삼탕 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항공사 CEO 만난 김현미…“생색내기 자리 아니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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