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레저 판다지만 … 적자기업 새주인 찾기 고심하는 조원태

전국 34곳 마리나 '적자의 늪'
사업비 지원 반환소송도 변수
인수할 투자자 나올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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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레저 판다지만 … 적자기업 새주인 찾기 고심하는 조원태
왕산마리나 전경. 왕산레저개발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왕산레저개발 등 비(非)주력사업 정리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왕산레저개발이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지방자치단체 사업비 지원 반환 소송까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인천시 관계자는 "(왕산레저개발)운영자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마리나 업으로 등록돼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보기 힘들다"며 "구조 자체가 마리나 업 말고는 다른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재무구조 개선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라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조 회장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인천시가 '마리나 업무' 유지를 못 박으면서 실제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새 주인이 누가되든 마리나 업 자체가 유지가 되어야만 기존대로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마리나 사업이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다. 레저 선박(모터보트·고무보트·수상오토바이·세일링요트) 수는 지난 2014년 1만여 척에서 지난 2018년 배 이상 늘어난 2만5000여 척이지만, 정작 레저선박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마리나 업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국 34개소의 마리나가 모두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한항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왕산레저개발을 위해 1500억원을 쏟아부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5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대금 납입으로 지원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흑자를 내기 어려운 만큼 투자처 찾기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년째 진행 중인 왕산레저개발 관련 소송도 변수다. 인천시는 지난 2011년 왕산마리나 조성 당시 156억원을 지원했다. 법제처 유권 해석으로 시와의 분쟁은 해소됐지만, 시민단체가 이를 환수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2018년 1심과 2심의 경우 시민단체가 패소했지만,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지원금은 모두 내놓아야 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 견제 목적으로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선뜻 나서 인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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