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지는 車생산라인… 결국 멈춰선 현대·기아차

쌍용차 12일까지 전면 생산중단
르노삼성 내일부터 나흘간 '스톱'
한국GM은 부품 재고상황 관건
일부 차종 출고대란 불가피 전망
주52시간 근무 탄력적운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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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지는 車생산라인… 결국 멈춰선 현대·기아차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결국 국내 자동차 공장을 멈춰 세웠다. 수입 의존도 87%에 달하는 중국산 부품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피라미드 구조인 완성차 산업 특성상 밑으로 갈수록 피해 대상과 손실 범위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중국 현지 부품공장이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위안거리지만, '정상'가동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초유의 '셧다운' 시작…車공장 멈춘다=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가 10일 국내 완성차 공장 가동을 멈춘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로 12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르노삼성자동차도 11일부터 나흘간 공장을 세운다. 한국GM은 부품 재고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국산차 업계의 '가동중단(셧다운)'은 중국산 부품이 예정대로 들여오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국의 춘절 연휴와 우한 폐렴 사태가 겹치며 현지 부품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부품 3만여 개가 들어가는 완성차 조립 과정상 1개의 부품만 이상이 생겨도 생산 문제는 불가피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중국은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멈춰 섰던 현지 공장이 돌아간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은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는 11일 팰리세이드와 GV80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을, 기아차는 K시리즈 등을 만드는 화성공장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12일에는 다른 공장들도 문을 열 예정이다.

◇출고 대란 불가피…올해 사면 내년에 받는다=현대·기아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차량 인도 시기 역시 늦춰지게 됐다. 공장 재가동 시 인기 차종을 우선 생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차종의 '출고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지금 주문하면 해를 넘겨서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차종이 현대차 그랜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 등이다. 현대차 노사는 대기 물량만 4만대에 달하는 그랜저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500여 대인 하루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그랜저는 작년까지 3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에 오른 데 이어 올해 1월 역시 9350대를 기록해 월 기준으로는 3개월 연속 최다 판매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대기기간이 3~5개월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팰리세이드 역시 출시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증산된 첫 사례로 손꼽힌다. 팰리세이드는 차를 받기까지 1년 가까운 기간을 기다려야 할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바 있다.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은 출시 당시 연간 판매 목표를 2만4000대로 잡았는데, 벌써 2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GV80은 기존 차량과 비교해 재고 역시 적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을 먼저 주문해 생산에 돌입하는 '주문생산'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비인기 차종 재고를 줄이는 효과가 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中 의존도 87% '직격탄'…"52시간 풀면 해결될 일"=국내 완성차 공장을 멈추게 한 부품 대부분은 중국에서 건너온다. 소재부품 종합정보망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와 기타의 와이어링 세트(자동차·항공기·선박용) 수입액 19억7600만 달러 중 중국산 수입액은 17억1300만 달러(2조444억원)로 전체의 86.7%에 이르렀다.

자동차의 혈관이라고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주력 생산공장을 모두 이전했다. 국내 업체의 생산 공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문제는 우한폐렴 사태처럼 중국 내 생산 차질이 발생했을 때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이를 입증한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현재에도 소량이지만 국내에서도 와이어링 하니스가 생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 재고를 우려해 부품 업계가 국내 생산 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첨단 기술 등을 요하는 부품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대량 생산 문제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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