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자 잇단 확진 판정
입국자 전수 검역강화 시급한데
정부, 후베이 결정 때처럼 '신중'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만 키워"
입국자 전수 검역강화 시급한데
정부, 후베이 결정 때처럼 '신중'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만 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나고,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 방문력이 없는 사람으로 파악되면서 중국 이외의 제3국 방문자에 대한 검역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제3국을 다녀온 해외 여행자들이 확진자로 판명되고 이들에 의한 2차, 3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감염우려 지역을 중국 인근 동남아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제3국 방역 강화 조치와 관련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우한 폐렴 전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오는 7일 오전 9시부터 사례정의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제5판 우한 폐렴 대응 절차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중국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인 사람이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중국 외 지역명은 이번 사례정의에 추가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 이외 제3국 입국자들이 잇따라 확진자로 판정되는 상황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 이외) 국가명을 나열하지 않은 이유는 계속 유행상황이 변하기 때문"이라며 "지역사회 유행이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계속 정보를 업데이트해 나가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방문 이력이 없어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되는 사람은 의사환자로 분류할 수 있게 했다.
접촉자 정의 범위는 환자 증상 발생일 기준으로 증상 발현 하루 전까지 동선상 접촉자로 잠정 결정됐으며, 의사환자 기준의 증상에는 발열, 호흡기증상이 포함됐다. 근육통은 추가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3·4차 감염확산 우려에 대해 "3 ·4차 감염이라는 것은 계속 연결고리가 있으면서 발생한 경우"라며 "내일부터는 확진검사를 강화하고 또 사례를 넓히다 보면 확진환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조사를 하다 보면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 환자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특징이 경증, 초기부터 전염성이 있다는 것인데 다른 것보다 치명률은 상당히 낮지만 전염력이 높다는 게 최근 나와 있는 연구의 결과들이다"며 "그래서 그런 연구들을 기초로 볼 때 향후 어느 정도의 감염자가 누적되면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가능성이 있고 그것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는 한국 내 확진자수가 우리 정부가 발표한 23명보다 5명이나 많은 28명으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측은 "중국 정부 공식 발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되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중국 CDC에도 게재돼 있지 않다"며 "중국 당국에 우리측 보도자료 영문 요약 번역본을 매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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