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계 정당 통합에 긍정적으로 돌변한 뒤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제3지대) 통합수행기구를 확정해 3당 협상을 시작하자"며 "대안신당은 당장 오늘, 내일이라도 3당 통합선언에 나설 것"이라고 적극 나섰다. 최 대표는 "총선 두 달 전인 다음 주까지는 3당 통합선언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3지대가 통합에 뜻이 맞은 이유는 21대 총선에서 '기호 3번'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과 정당 보조금의 영향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연이은 의원들의 탈당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탓에 오는 15일 확정되는 정당 보조금 지원 규모가 여실히 줄어들 상황에 놓였다. 의석 수를 서둘러 채운다면 예년 수준으로 정당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대안신당이나 평화당의 경우 현 체제가 유지된다면 21대 총선에서 각각 기호 5번, 기호 7번을 받게 된다. 바른미래당과 합당이 된다면 원내 교섭단체가 될 뿐만 아니라 기호 3번으로 치고 올라설 수 있으니 이득이다.
최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 상실로 무너져버린 3당 체제를 복원해 '기호 3번'으로 총선에 나설 수 있는 길"이라고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손 대표의 3당 통합 결심에 "큰 결단에 감사하다"고 한 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냈던 민심을 잇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뒤로 가는 통합이 아닌, 앞으로 전진하는 통합을 약속한다"며 "청년 등 제3지대 출범을 기다리는 지지자들과 총선 출마자들로 외연을 넓히는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보수통합을 앞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보수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옷 색깔을 바꾸는가 하면, 위성정당 꼼수로 몸집을 늘리려 한다"고 비판했으며, 더불어민주당에도 "한심하다. 감동 없는 인재영입과 청와대 출신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만족하며 도끼 자루가 썩는 줄은 모른다"고 각을 세웠다. 최 대표는 "제3지대 통합은 중도개혁의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 거대 양당의 오만을 심판할 것"이라면서 "3당 대표가 모여 통합이라는 정치적 선언이 우선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