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오른 수원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영통구와 광교 등 핵심지 입지를 갖춘 곳의 아파트에서는 전용 84㎡가 속속 10억원을 돌파하고 있으며 신분당선 호재가 있는 호매실동과 장안구 정자동 등 외곽 지역도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하루가 멀다하고 1억원씩 치솟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1년 사이 3억원이 오른 지난달 12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84㎡는 1년새 2억원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신분당선 호재가 있는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98㎡의 경우 실거래가가 6억7700만원이지만 호가는 8억원을 웃돈다. 실거래가가 1억원 오르는 사이 호가는 3배인 3억원까지 급등하자 가격 거품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작년 12·16 대책을 전후로 분양이 시작된 수원 팔달구 일대는 이달 들어 청약 열기가 더 달아올랐다.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최근 무순위 청약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조정대상지역 외 강한 규제가 없다보니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당첨되면 시세 차익도 누릴 있자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에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42가구 무순위 청약에 6만7965명이 몰려 평균 161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앞서 작년 12월 진행된 1순위 청약도 95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만4519명이 몰려 평균 78.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에서 10년 만의 최대 청약 경쟁률을 찍은 것으로 2009년 래미안광교가 기록한 3만3600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다. 전용 84㎡ 최고 당첨 가점이 84점 만점에 79점에 달했다.
청약 열기와 함께 수원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 0.20%에서 한주 만에 0.70%로 껑충 뛴 뒤 지난달 20일 1.00%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후에도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 호재가 있는 권선구가 지난 3일 1.23% 올라 가장 높으며 청약 시장이 달아오른 팔달구 일대 아파트값도 0.96%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대책 풍선효과 등으로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실거래가와 매도호가 간 큰 격차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무리하게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는 깡통주택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과거 용인 지역의 경우 부동산 버블로 시 전체 아파트 매도 호가가 3억원 이상 급격히 하락한 경우가 있다"며 "서울 강남처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급등한 매도호가에 현혹돼 무리하게 접근했다가는 자칫 깡통주택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업계에서는 4월 총선 이후 수원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등 강한 규제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작년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분양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박상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