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전기차시대, 관건은 소비자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RC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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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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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전기차시대, 관건은 소비자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RC교육원장
이번 한국의 겨울은 겨울답지 않게 너무 포근하다. 1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기온이 1.8℃로 예년보다 2.7℃나 높았다. 한반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포근한 1월이어서 무등산 북방산개구리가 지난해보다 한 달 빨리 산란했다고 한다. 만약 갑작스런 추위가 오는 경우 생태계에 상당한 악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작년부터 계속되는 호주의 산불에 의해 자연과 인간의 삶터가 파괴되는 모습에서 이상기후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행동하자고 호소하듯이 인류는 위험에 처해있고 이에 대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 과잉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이상 기온과 이상 강우를 초래하여 자연에 심각한 재앙으로 작용하고 해수면의 상승을 유도하여 많은 해안 도시를 위협한다. 그래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월 16일 '2020 세계 위험 보고서'를 통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기상이변을 지목했다. 이에 대한 긴밀한 국제 협력이 요구된다. 민간 국제 기후정책 분석기관 '기후행동추적'(CAT)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 기후변화 대응 수준은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 등급이라고 한다.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기후 변화 대처와 함께 인류의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유해 가스와 미세 먼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석탄 화력을 줄이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줄이기 위해 각국의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150년 가까이 인류의 이동욕구를 만족해왔던 자동차의 동력원이 서서히 내연기관에서 전기배터리와 모터로 대체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면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일수도 있고 별로 개선 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밀집되어 있는 시내에서는 인체에 미치는 해가 훨씬 적어 친환경적이다. 아직까지는 경제성 면에서 내연기관에 뒤지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시작한 전기자동차 보급정책이 중국의 강력한 정부주도 보급 정책을 거쳐 대중화되었고 이제 유럽에서도 본격적 보급이 시작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테슬라다. 테슬라의 생산량은 작년에 37만대에 육박했고 중국의 상하이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올해는 50만대를 달성하겠다고 한다. 작년 3분기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고 4분기에도 1억50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 주식의 시가 총액은 이미 독일의 폭스바겐을 넘어서 토요타를 넘보고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자동차 생산 목표는 2025년 150만대라고 하니 총력을 기울여 전기자동차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GM은 원래 문을 닫으려던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공장을 22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개조하고, '허머' 전기픽업트럭이나 자율주행 전기차 '크루즈 오리진'(Cruise Origin)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진은 GM이 투자한 크루즈 LLC가 개발한 차량으로 최대 6명 승객의 5레벨 완전자율주행 차량이다. 포드의 링컨은 2022년 중반까지 리비안의 스케이트보드를 사용한 4륜구동 고급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리비안은 아마존이 7억 달러, 포드가 5억 달러, 콕스자동차가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의 전기트럭회사이다.

일본의 스바루도 도요타와 협력하여 올해 공개할 전기 SUV를 필두로 10년 안에 EV 혹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모두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타타도 전기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어 SUV Nexon 전기자동차를 2만 달러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도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자동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자동차에 2종의 수소연료자동차도 포함된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 또는 수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보조금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2년 연속 감소했으며 작년 중반 이후부터는 보조금 삭감의 영향으로 전기차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연 중국 정부가 예정대로 올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앨지에 따라 중국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약간 수축될 것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의 전파가 중국의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 내륙 중부에 자리한 우한에는 둥펑자동차 본사가 있으며 GM·혼다·푸조 등의 생산 공장이 있고, OEM에 납품하는 수많은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다양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출시되고 그동안 거의 독점적이었던 테슬라와의 한판 진검승부가 기대된다.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변수는 소비자이다. 가격은 비싸고 충전과 주행거리가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불리한 전기차를 선택할지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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