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치에도 비난 여론 거세
복지부 "필요성 여부 지속 검토"
복지부 "필요성 여부 지속 검토"
보건복지부 제공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이 전면 차단되는 가운데 추가로 입국 제한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지역을 확대하는 내용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현재 취해진 입국제한 조치의 완벽한 시행에 방점을 두겠다"면서도 "필요성 여부는 계속 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남겼다. 이어 김 차관은 "입국제한은 역대 정부가 감염병에 대해서 취했던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추가 지역을 확대할지는 질병의 진행 양상을 보면서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김 차관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한편 범부처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방역당국으로서는 (입국제한과 같은) 원천적인 차단이 확대돼야 한다는 임상적 필요성을 봐야겠지만 정부 차원의 결정은 다른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 여권만 있으면 입국이 가능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도 일시 중단된다. 중국 지방정부 권고에 따라 주중 공관의 비자발급은 2월 9일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제한적 입국금지를 전면 시행하고 나섰지만, 의료계를 비롯해 전문가그룹에서는 입국제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선 후베이성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감염 확산방지책으로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발병지인 후베이성에서 중국 전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한시는 봉쇄된 상태지만 이미 대다수 주민이 우한을 탈출해 중국 다른 대도시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약 500만명이 우한시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한에서 출발한 바이두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중 60∼70%는 후베이성 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갔고,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이동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지난 2일 대정부 권고안을 통해 "후베이성 외의 중국 지역에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도 3일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 정부는 2일 오후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도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격리 생활해야 한다. 싱가포르도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것을 금지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