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바꾸기로 했다.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통합신당'이 가장 유력한 이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당은 또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가칭) 대표에 4선의 한선교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채비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국회에서 비공개로 최고위원회를 열고 당명 개정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한국당은 당명 외에도 횃불 모양의 당 로고, 당 상징색 등을 모두 바꿀 생각이다.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명은 통합신당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아직 의결은 하지 않았고,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대통합신당'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통합신당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의원총회 등을 거쳐 당명 변경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당이 당명을 바꾼다면 지난 2017년 2월 새누리당에서 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3년 만이다.
한국당이 당명을 바꾸려 하는 것은 보수통합에 앞선 조치로 볼 수 있다. 보수통합을 논의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최근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새 당명을 선정해달라고 각 정당에 요청하기 했다.
구체적인 당명까지 거론되면서 보수대통합 열차의 종착지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혁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통합신당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혁통위 관계자는 "오는 6일 발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위원장등 구성은 추후 논의를 완료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보수통합 주축 중 하나인 새로운보수당의 참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 직후 통합 논의와 관련해 "(한국당과) 서로 간의 핵심적 질문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상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양당 간 통합을 하면 보수 전체가 승리하는 길인지 그 부분에 대해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주 중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보수통합 논의와 별개로 위성정당 창당에도 속도를 냈다. 한 의원이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기로 한 만큼 후속 작업도 순조롭게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한 의원에게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맡아달라 제안했고, 한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오는 5일 열리는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추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 의원은 조만간 한국당을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입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한국당은 지난달 5개 광역 시·도당 창당대회를 하며 창당 조건을 충족했고,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끝으로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 의원의 미래한국당 대표 추대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에게 "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을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하도록 권유했던 황 대표를 정당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