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우리 경제에 방한 관광객 축소와 실물경제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우리 경제에 지표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강력한 방역대책과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감염병에 대한 차단, 조기종식 대책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범내각적으로 강력하게 시행해 나가고 있으며 경제 파급 영향 최소화 및 지원 등은 경제장관회의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파급영향 대책은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라며 "관광 분야, 수출 업종, 해운·물류, 금융시장 불안, 제조업 생산 등 내수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범부처 차원에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식·비공식 협의를 통해 (대책 방안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감염병 관련 제품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 안전을 볼모로 한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안전 제품, 감염병 관련 제품의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현재 관계부처 합동으로 120명이 30개조, 1조당 3명씩 합동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매점매석에 대한 정부 금지 고시를 한 달가량 단축해 이번 주 내로 공표할 계획"이라며 "불공정행위가 있을 경우 이 고시에 입각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각 부처에 방역 예산이 확보돼 있는 206억원에 대해 전부 지원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며 목적예비비를 통해 지원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했다. 올해 목적예비비 편성비는 2조원 규모다.
국세 수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작년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5000억원으로 세입예산 294조8000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이 부족하다"면서 "경기침체로 법인세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외에도 증권거래세 인하, 유류세 및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으로 약 1조3000억원의 세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수 역시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세수는 292조원으로 작년 예산보다 낮은 규모"라며 "앞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어떻게 경기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지만 어려움이 지속한다면 세입예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만 부족한 세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 경제성장률에도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3개월 정도의 경기 지표, 경기 심리 지표를 보면 경기회복에 대한 여러 신호가 잘 형성돼 왔다"면서 "다만 감염증 사태로 중국 경제, 글로벌 경제에 이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검토하는 것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 내 종식될 것인지, 몇 개월에 걸쳐 전개될 것인지, 극단적으로 더 빠른 확산으로 나빠질지 시나리오를 전제해 점검하고 있다"면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0.3%포인트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 이번의 경우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기관들의 점검 동향과 정부 자체 점검을 토대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기획재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