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과 동시에 10%까지 폭락
"투자자들은 심리적 공황 상태"
GDP 전망치比 1.2%p↓ 전망
"투자자들은 심리적 공황 상태"
GDP 전망치比 1.2%p↓ 전망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한 직원이 3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우려에 마스크를 쓰고 시황을 알리는 거래소 로비의 전광판 앞에 서 있다. 중국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3일 전 거래일인 지난달 23일보다 7.72% 급락한 2746.61로 폭락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15년 8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컸다.
상하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공포가 중국 증시를 덮쳤다. 신종 코로나로 길어진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친 중국 본토 증시는 경자년(庚子年) 첫 거래일인 3일 8%가량 폭락하며, 2015년 8월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23일 거래 이후 11일 만에 문을 연 중국 증시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9% 안팎 폭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이면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73% 하락해 장을 출발한 뒤 7.72%(229.92포인트) 내린 2,746.61로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9.1% 하락 출발한 뒤 8.41%(147.81포인트) 내린 1,609.00으로 끝났다.
중국 당국이 이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즉각적으로 내놓은 조치들이 효력을 나타내지 못한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선 개장과 동시에 3000개가 넘는 종목이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하한가는 겨우 면했지만 9% 이상 떨어진 종목까지 더하면 3200개가량에 달했다. 양대 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총 3700개 가량이다. 이들 상장사 주가 대부분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상하이의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중국은 원래 시장 변동성이 큰 데다가 지금은 투자자들이 전체적으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어 하락 폭이 특히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폭락에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중국 경제에 끼칠 충격에 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받을 충격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때의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한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대부분 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9∼6%로 예상했다. 이런 관측이 맞아떨어진다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대 후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맞서 과거 사스 확산 때처럼 통화와 재정 등 모든 정책 카드를 꺼내 들고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유동성 조절 수단인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레포)를 통해 1조2000억 위안(약 204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들에 공급했다. 이는 2004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 추가 공급된 유동성은 1500억 위안 규모다.
김광태기자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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