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확진자 발표 한달만에 조치
의료계까지 나서서 요구했는데
여론 비난 피하기 어려워
이미 국내 3차감염자 나온 상황
접촉자 등 사실상 통제 한계
의료계까지 나서서 요구했는데
여론 비난 피하기 어려워
이미 국내 3차감염자 나온 상황
접촉자 등 사실상 통제 한계
'우한 폐렴' 공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 확진자가 급증하고, 전 국민적으로 '감염공포'가 확산되면서 중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금지'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의료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방문자들에 대한 입국 차단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2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는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법에 따른 무사증 입국 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정 총리는 "우리 국민의 경우 입국 후 14일 간 자가 격리하겠다"며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 하에 제주특별법에 따른 무사증 입국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무사증 제도'로 여권만 있으면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에는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 기간에만 1만명의 중국인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중국발(發) 입국금지 조치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을 공식 발표한 지 한달여 만에 나온 것으로, 시기적으로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는 와중에도 중국인 및 중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입국 금지 조치가 방역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자칫 외교적 논란으로 이어져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이동·교역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설 명절을 전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확진자와 접촉한 내국인들이 2차, 3차 감염자로 판정되면서 '감염 우려'는 '감염 공포'로 발전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2일 하루에만 3명이 추가돼 전체 확진자는 15명으로 늘었고,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우려가 큰 모니터링 대상자만도 683명에 달한다.
정부가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중국 정부 눈치만을 보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고조됐다. 실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1일 저녁 7시 기준 62만명에 달했다. 의료계도 중국 입국 제한, 검역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항공 운항 중단 조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중국 우한, 항저우 등 6개 지역을 지목했다.
이미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국들이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 금지·차단 조치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서 입국을 금지시킨 데 이어 일본 정부도 지난 1일부터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방역 당국이 비슷한 조처를 내놓고 있으며, 중남미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세계 곳곳에서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위기경보 단계인 경계 상태를 유지하되,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에 준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실무자로 되어있는 대응 체제는 실질적으로 총리가 직접 나서서 대응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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