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샵 활용 가능한 개발키트 제공
신용녀 한국MS 최고기술임원
IBM, 구글, 아마존에 이어 MS까지 양자컴퓨팅 상용화 대열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IT공룡간 양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0년 정도 후 기존 컴퓨팅 기술을 잇는 차세대 기술로 자리 잡을 양자컴퓨팅 영역에서 기술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용녀 한국MS 최고기술임원(NTO)은 30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MS는 자사 애저 클라우드에서 양자컴퓨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애저 퀀텀' 프리뷰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자컴퓨팅은 0과 1의 두 가지 값을 가지는 비트와 달리 0과 1이 중첩되는 상태를 가지면서 상호작용을 벌이는 큐비트의 특성을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신약개발, 환경문제 대응, 에너지 부족 등 각종 인류 난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구글이 작년 10월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일을 200초 만에 처리하는 양자컴퓨터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양자컴퓨터 성능이 디지털컴퓨터를 압도하는 이른바 '양자우월성' 구현에 최초로 성공하면서 기술경쟁에 불을 붙였다. 아마존도 작년 12월 개최한 '리인벤트 2019' 행사에서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 '아마존 브라켓'을 발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양자컴퓨팅 기업인 D-웨이브, 아이온큐, 리게티 등의 장비를 활용해 개발, 시뮬레이션, 테스트 등을 하도록 지원한다. 이에 앞서 IBM은 클라우드에서 양자컴퓨팅 자원에 접속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IBM Q 익스피리언스'를 시작했다. 2017년 12월 삼성전자, JP모건체이스, 영국 옥스퍼드대학 등과 함께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위한 IBM Q 네트워크도 출범시켰다.
MS는 2004년 스테이션Q 퀀텀컴퓨팅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대학·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양자컴퓨팅을 연구해 왔다. 미국 산타바바라, 덴마크 링비 등 세계 8개 연구소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개방형 양자컴퓨팅 생태계를 만들어 환경, 질병 등 인류 공통의 문제를 풀겠다는 목표다.
이날 발표한 양자컴퓨팅 서비스는 △풀스택 오픈 클라우드 에코시스템 △글로벌 양자 네트워크 △애저 퀀텀으로 구성된다. 특히 다른 개발언어를 써온 개발자들이 MS의 양자컴퓨팅 개발언어인 '큐샵(Q#)'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키트를 제공한다. 양자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배우고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리소스는 깃허브를 통해 제공한다.
신 NTO는 "기존 프로그래밍 개념을 양자컴퓨팅 개발환경에 도입해 C언어, 파이썬에 익숙한 개발자가 양자 솔루션을 구현하도록 돕는다"면서 "개발키트는 이미 20만 회 이상 다운로드돼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애저 퀀텀 서비스는 프리뷰를 거쳐 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 대학 연구소, 기업 등 50곳 이상과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개발한 기술은 이미 현장에서 도입되기 시작했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은 MS의 양자 알고리즘을 활용, MRI 영상에서 질병을 기존 방식보다 3배 빠르게 스캔하고, 질병의 주요 식별자를 30% 가까이 정밀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촬영 결과는 MS 홀로렌즈 3D 프로그램으로 구현해 품질을 높였다.
두바이 수전력청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최적화를 위해 MS와 양자기술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실시간 바뀌는 수요 예측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다양한 에너지 자원과의 관계를 분석해 최적의 공급방안을 찾는 게 목표다.
신용녀 NTO는 "양자에 특화된 개발언어를 보유하고, 글로벌 오픈 클라우드 생태계를 갖췄다는 게 MS의 차별점"이라면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양자컴퓨팅을 경험하고, 국내 기업들도 양자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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