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전세기 1대 운영만 승인
협의없는 발표로 시간·규모 차질
이동 준비하던 교민 혼란만 키워
협의없는 발표로 시간·규모 차질
이동 준비하던 교민 혼란만 키워
정부가 30일 오후 3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나눠 교민을 수송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중국 정부가 우선 1대의 운영만 승인하면서 실행되지 못했다.결국 전세기 1대가 30일 밤 움직이기로 결정됐으나, 외교에서 흔치 않은 촌극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 수습본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제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17개 시도와 회의를 열고 정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전날 저녁(29일) 중국이 우선 1대 운영만 승인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며 "중국 측은 미국의, 또 일본의 다수 임시항공편 요청이 있기 때문에 우선은 1대 허가를 내주고 순차적으로 요청을 받는 식의 방침으로 운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3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나눠 교민을 수송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에 전날 주 우한 총영사관에서는 전세기에 탑승하는 교민들에게 오전 10시 40분까지 우한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해달라는 공지까지 남겼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후 '1대 운영' 통보를 하면서 계획이 실행되지 못한 것이다. 당초 교민 720명을 귀국시키려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30일 새벽 영사관에서는 "공지를 변경한다"고 재공지했고, 중수본은 같은 브리핑에서 "오늘 중 전세기 1편으로 350∼360명의 교민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전세기 탑승을 위해 집결지와 공항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던 교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교민들의 경우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비축해뒀던 식량을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교민들은 "전세기가 연기된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의 외교력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4일 정세균 총리 주재 긴급회의에서 전세기 투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지만, 오히려 첫 전세기는 지난 28일 미국행과 일본행이 먼저 우한을 떠났다. 일부 일본 언론은 익명의 일본 정부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어떤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인에 대한 혐오 현상이 생기는 상황이다. 프랑스에서는 일부 프랑스계 아시아인들이 SNS에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캠페인을 벌이는 상황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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