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까지 제재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장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7시간 동안 제3차 제재심을 열고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 대해 '문책경고'를 의견을 확정했다. 이날 제재심은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주재로 진행됐으며 김 우 금감원 법률자문관, 이근우 일반은행검사국장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이날 제재심 직후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으로 하나은행 및 우리은행에 대해 업무의 일부정지 6월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하는 한편 임직원에 대하여는 정직 3월∼주의로 심의했다"고 밝혔다.
손 우리은행장은 문책경고, 전 하나은행장인 함 부회장에겐 문책경고 상당, 현 하나은행장인 지성규 은행장은 주의적경고를 받았다. 함 부회장은 문책경고를 받은 것이지만, 전 행장이어서 문책경고 상당이라고 금감원 관계자는 말했다.
이날 함 부회장은 오후 12시10분 쯤 정문을 통해 금감원으로 들어섰다. 하나금융 직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함 부회장을 둘러싸고 엘리베이터에 탑승, 11층으로 향했다. 손 회장은 당초 제재심이 열리는 시간보다 한 시간 여 늦은 2시58분쯤 금감원 지하주차장에 도착해 제재심 회의장으로 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6일과 22일에 걸쳐 각 은행의 소명을 듣는 제재심을 진행했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경영진이 상품 판매를 위한 의사 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금감원은 결국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다수의 회사측 관계자들(법률대리인 포함)과 검사국의 진술·설명을 충분히 청취하는 한편 제반 사실관계과 입증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 매우 신중하고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강경한 결정을 내리면서 차기 우리금융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손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중징계를 받으면 경영진들은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데, 제재심 이후 금융위원회의 의결이 우리금융의 주주총회인 3월 전에 확정된다면 손 회장의 연임은 불가하다. 함 부회장은 지난해 말 1년 임기가 연장됐지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의 뒤를 이을 유력 회장 후보로 꼽혔던 터라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 결과는 조치 별로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에게 보고하거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며 "이후 금융위 의결을 통해 제재 내용이 최종 확정되는데, 느리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