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분이 4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우리나라의 인구절벽 시기가 더 빨라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인구가 감소한 시기는 2017년과 2018년 12월 단 두 차례 뿐이다. 작년 기준 자연증가분 감소 시기가 이전보다 한 달이나 빨라진 셈이다.
30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11월 출생아 수는 2만2819명, 사망자 수는 2만5438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로써 자연증가분은 -1619명을 기록했다. 11월 기준 자연증가분이 감소한 것은 197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49년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11월의 경우 전년대비 출생아 수 감소 폭은 소폭 줄었는데 사망자 수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며 "고령화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출생아 수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1481명 줄었고 2018년은 2017년 대비 1761명 감소했다. 2년 새 출생아 수가 280명 감소한 것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1238명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8년은 전년보다 184명 증가했다. 수치로 보면 2년 새 사망자 수가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자연증가분 감소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점이다. 연도별로 볼 때 월 기준으로 자연증가분이 감소한 시기는 2017년 12월(-1736명)이 처음이었다. 이후 이듬해인 2018년 12월엔 -3756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자연증가분이 쪼그라들었다. 매년 12월이면 출생아 수가 줄고 사망자 수가 늘어나 인구가 줄어드는데 이러한 현상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며이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자연증가분 감소폭이 또 다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9년 1~11월 누계 출생아 수는 28만1784명으로 1년 전(30만4055명)보다 2만2271명 감소했다. 작년 12월까지 합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간신히 30만명대를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같은 기간 누계 사망자 수는 26만8029명으로 전년(27만2297명)보다 4268명 증가했다.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를 뺀 누계 자연증가분은 1만3755명에 불과하다.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전되는 만큼 누계 기준으로도 자연증가분이 마이너스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연간으로 보면 자연증가분이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올해엔 연간 기준으로도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